萍 - 계류지 ㄱ ~ ㄹ/달팽이 박사의 생명 이야기 50

병균과 전투 땐 2~3시간만 살다 간다… 백혈구의 피 말리는 살신성인

▲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백혈구 T림프구.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 NIAID 제공이미 본란에 논했던 적혈구 이야기(본지 6월 21일자 B4면)를 간추려보면 적혈구(赤血球·red blood cell)는 핵 없이 가운데가 움푹한 도넛 꼴이고 지름 6.2~8.2㎛로 산소 운반이 주된 임무며 헤모글로빈의 ..

꼬리 끊는 도마뱀·내장 쏟는 해삼… 大我 위한 小我의 희생

드디어 금어기가 끝나고 바야흐로 꽃게 철을 맞았다. 알배기 꽃게는 내년 춘삼월이 제철이지만 지금은 수게 철로 보들보들한 뽀얀 살이 차지고 푸짐하다. 신혼에 처음 맞는 세한(歲寒)이었을 것이다. 넉살 좋게 "여보,시장에 꽃게가 많이 났던데,암게 좀 사다 삶아먹자"고 했다. 그때만 해..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 때… 아시나요? '죽음의 구멍'으로 꿴다는 사실

지난 여름에도 참 많은 사람이 바다를 찾았다. "바닷가를 거닌 시간은 인생 나이에서 빼준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렴 해불양수(海不讓水)라 바다는 어떠한 강물도 마다치 않고 받아들인다. 암튼 탁 트인 바다는 사람을 남자답게 만든다고 한다. 드디어 바닷가 모래사장..

어디가 좋다면 우르르 몰려가는 행태… 왠지 나그네쥐 무리로 보이네

▲ Wikimedia Commons 제공 지난 여름휴가에 너 나 할 것 없이 죽기 살기로 여름 바다로 내달렸다. 고속도로에 일렬로 늘어선 자동차들이 내 눈에는 괴이하게도 이사 가는 개미 떼나 한 줄로 달려가는 나그네쥐 (레밍·사진) 무리로 보였었다. 애당초 생명체는 바다에서 생겨났고, 280일간 몸을 ..

옆의 풀 자라지 못하게 독성물질… 식물의 생존경쟁, 동물 뺨치네

겉보기와는 영 딴판인 식물들의 예사롭지 않은 속내를 좀 보려 한다. 텃밭에 심은 남새가 띄엄띄엄 버성기면 약삭스러운 바랭이나 비름 따위가 잽싸게 비집고 들어오지만 입추의 여지 없이 배게 난 얼갈이배추나 열무밭은 전혀 엄두도 못 낸다. 그리고 촘촘한 채소를 솎지 않고 그냥 두..

적혈구 하나가 돌아다니는 거리만 144㎞ … 위대한 '血의 여정'

▲ 혈액 속 적혈구의 모습. 가운데가 옴팡한 것이 도넛 모양이다. / pixabay 제공 혈액은 혈장(血漿) 55%와 혈구(血球·적혈구·백혈구·혈소판) 45%로 구성돼있다. 전자는 91.5% 이상이 물이지만 포도당·아미노산·지방산·무기염류·비타민·호르몬·항체가 녹아 있고 특히 7%나 되는 단백..

물고기가 살아야 조개도 산다… 서로 도와주는 '어패류의 共生'

▲ 민물조개의 일종인 귀이빨대칭이. /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물은 물고기의 집일뿐더러 조개들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찌 물밑 강바닥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담? 온 세계의 강과 호수에 사는 일부 어패류(魚貝類)들이 신기하고 절묘한 공생(共生)을 하고 있으니 유별난 이들의..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또르르르… '防水의 제왕' 연잎에 숨겨진 나노 과학

때맞춰 지난 6일이 부처님오신날이었다. 물은 연잎을 적시지 않고 연잎은 물을 깨뜨리지 않는다. 연꽃은 듬뿍 채움 없이 감당할 만한 물만 품고 있다가 버겁다 싶으면 선뜻 다소곳이 머리 숙여 미련 없이 훌렁 비워버린다. 마음의 잡초요 고통의 뿌리인 탐욕과 집착을 털어버리라는 맑은 ..

쓱 문지른 나비 날개선 無色 가루만… 여기엔 '나노의 비밀'이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꽃샘추위도 이미 지나고 어김없이 백화난만(百花爛漫)하는 싱그러운 봄이 할금할금 찾아든다. 봄볕에 그을리면 보던 임도 못 알아본다고 겨울난 여린 살결 자외선에 쉽게 탄다. 또 봄에 흰나비 보면 엄마 죽는다 하여 금방 보고서도 '아니야, 아니야, 노랑나비 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