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달팽이 박사의 생명 이야기 50

米=八+八, 쌀 한 톨 얻기 위해 88번의 손길 필요하단 뜻… 그 수고로움 잊지 마세요

米=八+八, 쌀 한 톨 얻기 위해 88번의 손길 필요하단 뜻… 그 수고로움 잊지 마세요 농가월령가 9월령은 '9월이라 계추(늦가을) 되니 한로·상강 절기로다. 제비는 돌아가고 떼 기러기 언제 왔는가'로 시작한다. 지난 8일이 찬이슬 내리고 한창 추수한다는 한로(寒露)였다. 그리하여 이제 남..

줄기엔 '해바라기꽃' 뿌리엔 '감자'… 이상야릇하다, 네 이름은 뚱딴지

▲ 대구 북구 노곡교 인근 금호강가에 노란 돼지감자꽃이 활짝 피었다. / 조선일보 DB 낮엔 따끈하고 밤은 썰렁해 일교차가 심한 계절 가을 채소인 무·배추가 쑥쑥 자라고 과일도 탐스럽게 여문다. 다달이 키를 재보면, 대체로 아이들의 자람도 밤낮 기온차가 큰 봄가을에 일어나는 것을 ..

螢雪之功… 반딧불이로 독서하려면 최소 200마리 있어야 활자 구분 가능

어둠이 깔린 초저녁 동구 밭 조용히 날고 있는 반딧불이(개똥벌레·반디·반딧벌레·반딧불로도 불림·사진)를 손바닥 으로 탁 쳐 잡자마자 사정없이 꼬리를 동강 내 이마 볼에 쓱 문질러'귀신놀이'를 했었지 연방 얼굴에서 희끗희끗한 빛을 내니 그것이 형광(螢光)이다. 그런데 바글바..

매미의 5德(文·淸·廉·儉·信) 잊지 말라고…

조선의 임금님 머리엔 매미가 앉아 있었다 매미가 제철을 만났다.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매미 3종'이 구성지게 노래한다. 셋 중 중간 크기인 '참매미'는 주로 아침나절에 운다. 연신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달랑거리며 7~10번을 연해서 "맴 맴" 울기를 열 번쯤 되풀이..

茶로 즐기는 옥수수수염, 그냥 수염이 아니에요 꽃가루 받는 암술이래요

요새 옥수수가 한창이다. 글 쓰기도 전에 구수하고 존득존득한 찐 강냉이가 먹고 싶은 맘에 어느새 입안에 군침이 한가득 돈다. 외떡잎식물인 옥수수는 볏과의 한해살이풀로 대나무처럼 허우대가 헌걸차고 멀쑥한 멋쟁이 식물이다. 남미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인 옥수수는 16세기쯤 중국..

둥지 못 만들고 알도 못 품는데… 뻐꾸기의 기막힌 생존법 '탁란'

뻐꾸기 수놈은 앞이 탁 트인 나무우듬지나 피뢰침에 곧잘 앉아 꼬리를 까딱까딱 흔들면서 '뻐꾹뻐꾹 뻑뻑 국' 하고 소리를 내지른다. 암컷은 고작 '삣 빗 삐' 하는 들릴락 말락 하게 낮은 소리를 낸다. 아무리 귀 기울여 들어봐도 '뻐꾹'인데 어째서 서양 사람에겐 '쿠쿠(cuckoo)'로 들리는 것..

식물이라 얕보지 마라, 사람보다 먼저 근친교배 폐해 알았으니

꽃에는 제 꽃송이에 암술과 수술이 다 있는 양성화(兩性花·암수갖춘꽃)와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단성화(單性花·안갖춘꽃)가 있다. 단성화는 호박·오이·수박처럼 한 포기에 암수 꽃이 따로 열리는 자웅동주(雌雄同株·암수한그루)와 은행나무같이 숫제 암수 나무가 별도인 자웅..

면도날 위를 거침없이 가는 달팽이, 어떻게 다치지 않을까?

여기 'why@chosun.com'이라는 전자 우편주소가 있다고 치자. 이메일의 @를 흔히'달팽이(snail)'라거나 '골뱅이'라 부르는데 영어로는'at(앳)'이나 'to(투)'로 읽는다지. 그 녀석의 껍데기 꼬임이 고작 1층밖에 되지 않으니 갓 알에서 깨어난 새끼 달팽이에 지나지 않는다. 다 자란 어미 달팽이는 5~6..

냄비 속 개구리? 세상에 그런 뜨거움 모르는 미련퉁이가 있으랴

▲ 조선일보 DB개구리는 물과 뭍에 사는 양서류(兩棲類)의 일종이다. 그래서 앞다리와 뒷다리에 발가락이 각각 4·5개씩 있고 뒷다리 발가락 사이에는 커다란 물갈퀴가 있다. 다만 풋나무(갈잎나무·새나무·풋장 따위의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에 사는 청개구리(tree frog)는 갈퀴가 없는..

'우칡좌등<오른쪽으로 감는건 칡, 왼쪽으로 감는건 등나무>'

식물·동물들도 '오른손잡이·왼손잡이' 있어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조선 개국 전 이방원이 정몽주를 회유하기 위해 쓴 시조 '하여가'이다. 언덕배기를 따라 뻗은 칡덩굴을 뜻하는 '드렁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