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광복 70년… 물건의 추억 34

34 스타들 사진과 만화 넘친 '책받침'… 박정희 대통령 "교육헌장 넣어라"

1979년 4월 30일 청와대 접견실에 시중의 불량 학용품 200여점이 전시됐다. 박정희 대통령은 1시간 동안 직접 공책에 글씨도 써 보고 수채화용 팔레트도 여닫아 보더니 참석한 문구업자들에게 일갈했다. "이렇게 형편없는 학용품을 팔면 어린이들이 자기 나라에 대해 멸시감을 갖게 됩니다."..

33 2000만부까지 찍은 전화번호부… 헤어진 형제 상봉시켜 주기도

▲ 가장 두꺼운 책’인 전화번호부는 공기총 위력 시험 때 표적으로도 썼다.1993년 11월 촬영. 책 한 권이 크게 히트하면 "낙양(洛陽)의 지가(紙價)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 서진(西晉) 때 시인 좌사(左思)가 쓴 '삼도부(三都賦)'가 나오자 모든 선비가 명문이라며 베껴 쓰는 바람에 종이..

32 假名 난무했던 여관 '숙박계'… 함께 투숙한 사람 '관계'도 기입

▲ 옛 여관마다 비치됐던‘숙박계’. 대개 검은 표지에 숙박계’라고 쓰여 있었으며,기입용 볼펜이 장부에 끈 으로 매달려 있었다. /www.gwanganri.com 1968년 6월 26일 서울과 수도권 숙박업소에 묵고 있던 수많은 시민이 한밤중 기절초풍했다. 낯선 사내들이 쾅쾅쾅 객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

31 童心 설레게 했던 '연막 소독차'… 市 관리 "전시행정이다" 고백도

1962년 7월 17일 밤 8시 제6관구사령부(수도군단의 전신) 소속 차량들이 특별한 소탕작전을 위해 서울 시내로 출동했다. 소탕 대상은 다름아닌 모기와 유충, 전염병균들이었다. 시의 요청을 받은 군이 DDT 연막 살포에 나선 것이다. 군용차의 소독 작전은 196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7080세대..

30 60년대 히트 상품 '푸른 비닐우산'… 날림의 상징 돼 20년 만에 퇴출

"우리는 비닐 우산이 되지 맙시다!" 1971년 대선·총선을 치른 지 몇 달 뒤인 8월 18일 여당인 공화당 중앙위원회의 김성곤 의장이 운영위원들 모임에서 외친 말이다. '(선거 때만) 한 번 쓰이고 마는' 신세가 돼선 안 된다는 뜻이었다. 그 정도로 당시 비닐 우산이란 '한 번 이상 못 쓰는' 불..

29 놀라웠던 미국의 맛 'C레이션'… 파월 장병들에겐 '느끼한 깡통'

▲ 베트남전 때의 미군 C레이션.고기 통조림뿐 아니라 비스킷,분말 주스,커피,설탕,담배,스푼 까지 들어있었다.모두들 허리띠 졸라매며 살던 1971년.맛난 것에 대한 갈증이 어이없는 참사를 불렀다. 그해 5월 10일 경기도 건축 공사장에서 일하던 청년이 현장에 있던 미군용 캔 4개를 훔쳐 ..

28 名士들 밤 문화 담겼던 '외상 장부', 고급 술집 장부는 '공무원 살생부'

▲ 각계 유명 인사들의 술 마신 자취를 담은 1960년대 서울 사직골 술집 ‘명월옥’의 외상장부 1992년 여름 서울 청량리 시장에 큰불이 났을 때 잿더미로 사라진 200여 상인들의 '피해품 1호'는 물건도 현금도 아니었다. 월말에 받을 돈을 빼곡히 적어 놓은'외상 장부'들이었다(조선일보 1992..

27 공포의 '두발 단속' 도구 바리캉… 21세기 '셀컷男'들 필수품으로

1970년대 우리나라 경찰관들 장비라면 권총,경찰봉,수갑 외에 한 가지를 더 꼽을 만하다. 수동식 바리캉, 즉 이발기였다. 국민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퇴폐적 장발(長髮) 사범'을 발견하면 경찰은 바로 붙잡아 바리캉을 들이댔다. 이 기계로 뒷머리 혹은 옆머리 일부를 싹둑 '벌초'하는 걸 감..

26 여성들 바느질 필수품 '골무'… 오늘날 '판사들 물건 1호'로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에 흰색 바가지 모자를 쓰고 출연하는 젊은 셰프에게 '골무오빠'라는 애칭이 붙자, 어느 중학생이 물었다. "골무가 뭐예요?" 인터넷에도"골무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요?"라는 질문이 여럿 보인다. 바느질할 일이 거의 사라지면서 골무도 대중과 멀어지고 있다. 손가..

25 서민들 방한용품이었던 '토시'… 더위 쫓는 패션 소품으로 부활

1971년 '5·25 총선' 때 박정희 대통령은 여당 총재 자격으로 지원 유세를 했다. 충북 음성을 찾은 박 총재는 군중 앞에서 "나는 지지리도 못사는 농촌에서 태어나 가난에 쪼들렸다"며 근대화 추진을 위해 여당 후보를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박 총재가 자신의 가난했던 시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