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이 당한 비방 북벌론이 등등하던 때다. 조경암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옛것을 좋아하여 검은 비단 모자와 예사롭지 않은 옷을 입고 다녔다. 하루는 두 학동을 데리고 구월산에 가는데, 차림새를 이상하게 여긴 산성(山城)의 별장(別將)이 졸개 두어 명을 거느리고 뒤를 밟았다. 구월산에 올라 조경암이 ..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5.01.09
우도할계(牛刀割鷄) 공자의 제자인 자유(子游)가 무성(武城)이라는 작은 고을을 다스리고 있을 때였다. 공자가 이 고을을 방문했다. 고을에서 거문고와 노랫소리가 들렸다. 공자가 빙그레 웃었다. 제자가 자신의 가르침대로 고을에서 예악(禮樂)에 의한 교화(敎化)를 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흡족했던 ..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12.26
경세가 유형원 허생의 실력에 탄복한 변씨가 말했다. “지금 한창 사대부가 남한산성의 치욕을 씻고자 하는데 이야말로 뜻있는 선비가 팔을 걷어붙이고 지혜를 펼 때요. 당신은 재주를 갖고도 어찌 괴롭게 어둠에 파묻혀서 이 세상을 마치려 하시오.” 허생이 답했다. “예로부터 어둠에 파묻혔던 분이..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12.12
미제(未濟)와 미생(未生) 며칠만 지나면 달력이 딸랑 한 장 남는다. 어떻게 한 해를 마무리할 것인가. 계절의 끝자락에서 <주역(周易)>을 읽는다. 제1괘 건괘(乾卦)는 용이 점차 성장하는 모습이다. 제1효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용(潛龍)은 제2효에서 모습을 드러내고(見龍) 제4효에서는 간혹 연못에서 뛰어오르..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11.28
새재를 넘다 며칠 전 무르익은 가을을 밟으며 문경새재를 넘었다. 문경의 옛길박물관 쪽에서 제1관문(주흘관)·제2관문(조곡관)을 거쳐 제3관문(조령관)을 넘어가는 길을 택했다. 이 길을 통해 옛 영남의 인재들이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갔다. 문경새재는 주변의 죽령이나 추풍령보다 선호되었다. 죽죽 ..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11.21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 한국도서관협회의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옛길을 걸었다. 걷는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였다. 공주 공산성 앞,금구향교,태인 피향정(披香亭) 등지에 비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심지어 장성 갈재를 넘어가는 길가 바위에도 ‘영세불망..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10.31
한글과 엘리트 나는야 조선 사람,조선시 즐겨 쓰리(我是朝鮮人 甘作朝鮮詩)”라고 읊었던 다산 정약용이지만 그의 시문은 모두 한자로 되어 있다. 독자가 처음부터 한자를 아는 지식 엘리트층으로 제한되었다. 다산의 형인 정약종은 천주교 해설서 를 썼는데 순 한글로 되어 있다. 부녀자 등 일반 대중..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10.17
단군과 기자 단군 이야기는 일연의 에 실려 있는데 단군에 이어 기자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주나라 무왕이 왕위에 오른 기묘년에 무왕이 기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은 이에 장당경으로 옮겼다가 후에 돌아와 아사달에 숨어 산신이 되었는데 나이가 1908세 였다고 한다.” 이승휴의 도 마찬가지다..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10.03
앉아서 천하를 안다 "방문을 나가지 않고 천하를 안다(不出戶 知天下)”란 말이 있다. 유득공의 글 ‘청령국지서(청령國志序)’는 이렇게 시작한다. “방문을 나가지 않고서도 사방 오랑캐의 사정을 아는 것은 독서하는 사람이 아니고선 불가능하고 독서를 해도 뜻있는 선비가 아니고선 역시 불가능하다.” ..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09.19
책만 보는 바보 “남산 아래 한 바보(痴人)가 있었는데 어눌해 말을 잘 못하고 성격이 게으르고 둔하여 시무(時務)를 알지 못했다. 남들이 욕해도 따지지 않고 칭찬해도 우쭐대지 않으며 오직 책 읽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 춥고 덥고 배고프고 아픈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어려서부터 스물한 살이 되기.. 萍 - 저장소 ㅁ ~ ㅇ/옛글에서 읽는 오늘 201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