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 S = ♣ /진영에 깃든 선사의 삶과 사상

47 백월학섬(白月學暹)

浮萍草 2016. 2. 27. 11:32
    호구산 용문사를 열다
              唯師開基 우리 스님이 터를 여시니 德高行尊 덕이 높고 행이 존엄하네 團團白月 둥글고 둥근 밝은 달이여 永照龍門 영원히 용문을 비추네.
    해 용문사에 모셔진 백월학섬(白月學暹, 17세기 후반 활동) 선사 진영에 실린 진해경상(震海敬祥, 1899~1938 활동)스님의 영찬이다. 백월스님은 1660년에 금산(錦山)에 있던 보광사(普光寺)를 호구산(虎丘山) 남쪽에 옮겨 용문사로 새로 개창했다. 스님은 여러 선객들과 함께 승당과 선당을 세운 후 1661년에 대웅전을 창건하고 연이어 봉서루,나한전, 명부전을 세워 가람의 기틀을 다졌다. 진영에는 스님의 이러한 업적을 기리는‘개기창건주백월당진영(開基創建主白月堂眞影)’이란 영제(影題)가 적혀 있다. 현전하는 스님의 진영은 20세기 초 새로 조성한 것이며 찬문 또한 이 시기에 지어진 것이다. 찬자인 진해스님은 20세기 초에 활동한 진해동진(震海東鎭)스님과 동명인이다. 진해스님은 동진이란 법명으로 <율봉문보(栗峰門普)>(1913년 간행)에 기록되어 있으며,영찬에도 자신을 율봉후인(栗峰后人)이라 소개했다. 진해스님은 남해보다는 통영과 합천에서 주로 활동했다. 남해 용문사와의 인연은 은사인 호은문성(虎隱文性, ?~1918)을 통해 이어진다. 호은스님은 1895년부터 용문사 전각 중수와 불화 조성,불량계 활동을 펼쳤으며 창건 이래 미증유(未曾有)의 대공덕주로 칭송받았다. 또한 1900년에 보리암 승당을 중건하고 승당 안에 영당을 마련해 삼화상(三和尙)과 십삼도인(十三人道人) 진영을 봉안했다. 현재 보리암에 모셔졌던 삼화상과 십삼인도인 진영은 용문사로 이운돼 있다. 기록에는 전하지 않지만 보리암에 봉안할 선사들의 진영을 제작할 즈음 호은스님은 용문사를 중창한 백월스님의 진영을 제작하고 제자인 진해스님에게 영찬을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진해스님은 용문사의 기틀을 마련해 후손들이 세대를 이어 공덕을 쌓을 수 있도록 덕을 베푼 백월스님에게 예경을 담은 마음을 찬으로 남겼다.
    Vol 3180      
    해제ㆍ설명= 정안스님 불교문화재연구소장 / 이용윤 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

    草 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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