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안녕과 풍요’ 기원했던 무시루떡

浮萍草 2015. 12. 30. 18:34
    민가음식‘인절미’ 궁중에도 올라
    리나라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바다와 강,산을 고르게 접하고 있어 음식으로 먹을 수 있는 수산물,임산물,농산물이 다채롭게 생산된다. 이처럼 풍성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탄생한 각양각색의 우리 전통음식을 2013년 7월부터 ‘우리 음식 이야기’라는 칼럼으로 매주 한 가지씩 소개했다. 게재된 음식 중 특히 이야기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것을 정리해 봤다. 여름술떡인 증편은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 위에서 만나 애틋한 이별의 한을 달래는 칠월칠석날 먹던 음식이다. 또 말린 감가루를 넣어 쪄낸 석탄병은 향기롭고 달콤해 차마 삼키기가 애석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이다. 캐비어나 푸아그라와 비교되는 영암어란은 구하기 힘들어 극히 일부에서만 고가로 구하는 음식이다. 또 우리 조상은 계절의 변화에 맞춰 음력 10월 상달이면 시루 밑에 무를 깔고 그 위에 떡가루를 얹어 쪄낸 무시루떡을 먹으며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다. 냉동·냉장시설이 없던 예전이지만 겨울에 빙고에 얼음을 저장해 여름철에 꺼내어 화채빙수를 만들었다. 우유가 귀하던 시절에는 우유로 죽을 쑤어 타락죽을 만들어 먹었다. 임원경제지에는 수박에 계피, 후추와 꿀을 넣어 풍미를 더했다는 얘기도 전한다.
    설탕이 흔하지 않던 시절,엿기름으로 당화한 곡물을 오랜 시간 달여서 만들어낸 조청은 귀중한 보배였다. 장국밥과 추어탕은 서민의 허기를 달래 줬으며,전쟁과 분단 과정에서 탄생한 밀면은 아직도 부산 향토음식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민음식 순대는 민어부레를 이용한 어교순대,명태순대 오징어순대 등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구황작물인 감자로 만든 감자옹심이도 여전히 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약선음식도 선호해 약고추장, 약식, 구선왕도고, 제호탕 등도 발달했다. 민가의 평범한 음식 가운데 궁중에 입성한 것도 있다. 안동 버버리찰떡,개성장떡,인절미 등이 바로 그것이다. 보리굴비, 도미면,삼합미음,탕평채,잡누름적, 설야멱적, 신선로 전복김치 등은 궁중 진상품이었다. 지역의 특산물을 함께 버무린 밥반찬인 어리굴젓,산초장아찌도 독특한 우리 음식이다. 순채화채, 웅어회, 봉수탕 등의 음식은 이제 재료가 귀해 먹기 어렵다. 과학성이 가미된 우리 음식으로는 젤라틴과 한약재를 이용한 전약,과일의 펙틴 성질을 이용해 색과 모양을 낸 산사편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두 오랜 옛 친구를 만나는 마음으로 즐기며 함께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끝>
         김갑영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