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36] 모자

浮萍草 2015. 12. 30. 09:42
    큰 머리가 고민이라면 챙이 넓은 모자 써야
    /Francesco Guazzelli
    학 시절 우리 동네엔 저녁이면 나타나 기막히게 맛있는 토스트를 팔던 빨간 모자 아저씨가 있었다. 그 맛은 잊혀졌지만 빨간 모자는 생생하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와 '레옹'의 주인공들 또한 챙 넓은 모자와 니트 모자로 기억되지 않던가? 모자는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데 가장 좋은 소품이다. 건강에도 좋다. 머리를 통해 70% 가까운 열 손실이 발생한단다. 신체 온도가 1도만 상승해도 면역력이 6배 향상된다니 겨울엔 모자를 써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아저씨들은 모자 쓰기를 죽기보다 싫어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자신의 머리가 너무 크다는 착각,그리고 모자를 쓰면 머리 모양이 망가진다는 믿음이다. 이 명백한 '반(反)모자 성향'에 의외로 쉬운 해법이 있다. 머리가 크다면 머리통이 작아 보이도록 과장된 형태의 모자를 쓰면 된다. 챙이 넓고 큰 모자를 쓴다든가, 뉴스보이캡〈사진〉 같이 위쪽 각을 살린 모자를 선택하면 된다. 세상엔 정말 많은 종류의 모자가 있다. 같은 모자라도 사이즈에 따라서 확연히 느낌이 달라진다. 가장 어울리는 모자를 찾을 때까지 모자가 보이는 족족 다 써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머리 모양이 망가지는 게 싫다면 자신의 게으름을 탓해야 한다. 모자가 필수품이던 과거,신사들은 어떻게 정갈한 머리 모양을 유지했을까? 우선 과도하게 꽉 끼는 모자는 피한다. 근래에는 사이즈도 다양해져서 이등신이나 삼등신이 아닌 이상 넉넉한 사이즈의 모자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머리를 완전히 말린 뒤 모자를 쓰면 머리 눌림이 훨씬 덜하다. 정전기 때문에 머리가 망가지는 경우도 많으니 보습효과가 있는 헤어 제품을 사용하면 머릿결이 찰랑찰랑해져 모자를 벗어도 본래의 모습으로 빨리 되돌아간다. 모자는 다양한 이유로 존재했다. 종교의식을 위해,눈·비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위해,사회계층이나 계급을 구별하거나 세를 과시하기 사용됐다. 올겨울엔 '멋의 계급'을 과시하기 위해 모자를 써보자.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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