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35] 보타이

浮萍草 2015. 12. 16. 10:42
    '어릿광대' 안되려면… 얼굴보다 살짝 좁게 매야

    일러스트=송윤혜 기자
    임이 잦은 연말,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어 작정하고 멋 부리려는 오빠들이 가장 효과적인 패션 아이템을 묻곤 한다. 필자는 흔히 나비넥타이라고 부르는,나비처럼 날개 네 장을 가진 예쁜 리본 모양의 보타이(bow tie)를 매보라고 서슴없이 권한다. 그러면 대개 "웨이터와 혼동하면 어떡하지" 하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걱정은 접어두시라. 보타이는 예의와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 착용하도록 고안된 타이다. 보타이의 '보(bow)'에는 나비 모양 리본이란 뜻도 있지만'머리 숙여 인사하다'는 뜻도 있다. 많은 유명 인사가 보타이로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미국 링컨·루스벨트 대통령,영국 처칠 총리가 대표적이다. 할리우드 배우 험프리 보가트와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아인슈타인 박사도 보타이로 기억되곤 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보타이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김동길 박사 정도.그만큼 대한민국 남자들은 보타이에 익숙하지 않다. 과거 양식당에선 남성 종업원에게 제대로 된 보타이가 아닌,리본이 미리 매여 있고 목 길이에 맞게 늘리거나 조일 수 있는 끈이 달린 저급한 보타이를 착용하게 했다. 이러한 보타이는 때가 잘 타지 않아 실용적이지만 전혀 고급스럽지 않은 인조섬유 소재에 화려한 색상이 일반적 이었다.
    그러니 보타이가 '싸구려'란 이미지를 갖게 된 건 어쩌면 당연했다. 옷에 무관심한 TV 출연자들이 누군가 챙겨주는 대로 보타이를 생뚱맞게 착용하면서 희화화된 인상을 갖게 됐다. 보타이를 착용하되 우스꽝스럽지 않고 멋지게 보이려면 우선 미리 매둔 보타이가 아닌,일반 넥타이처럼 직접 매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미리 매 놓은 보타이를 목에 두르는 건 신선로에 구절판까지 갖춰진 고급 한정식에 즉석 밥을 올리는 것처럼 격에 맞지 않는다. 다음은 보타이 크기를 얼굴 크기에 맞춰 매야 한다. 보타이가 너무 크면 그야말로 '피에로(어릿광대)'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너무 작으면 어린애처럼 보인다. 거울을 봤을 때 보타이의 양 끝이 눈 끝과 얼굴 윤곽선 사이에 위치해야 적절한 크기다.〈일러스트〉 보타이는 일반 타이와 매는 법이 달라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선물에 리본을 매거나 구두끈 묶는 원리를 생각하면서 십 분만 연습하면 누구나 맬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보타이 매는 법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이를 보면서 연습하면 된다.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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