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32] 코듀로이 재킷

浮萍草 2015. 10. 21. 07:30
    '골' 작을수록 정장 느낌 나… 스카프는 넥타이 매듯 연출
    일 구스토 델 시뇨레 제공
    을이면 코듀로이(corduroy) 재킷이나 바지를 입고 단풍잎을 밟으며 산책하는 신사가 떠오른다. '고리땡''골덴'등 변형된 외래어로 더 익숙한 코듀로이는 가을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소재다. 코듀로이는 골이 지게 짠 천을 말한다. 원뜻은 프랑스어로'코르드 뒤 루아(corde du roi)'즉'왕의 밭이랑'이다. 코듀로이 천을 보면 확실히 밭이랑처럼 보인다. 열을 잘 잡아두어 따뜻한 데다 질기고 내구성이 좋아 노동자들 일복으로 많이 쓰였다. 가을볕을 적절히 흡수해 시각적으로도 부드러운 감성을 자아낸다. 대한민국 아저씨라면 누구나 코듀로이 재킷이 한두 벌은 있을 테다. 재킷을 입어야 하지만 정장은 애매할 때 가장 만만한 게 코듀로이 재킷이기 때문이다. 이를 멋지게 입으려면 역시 몸에 잘 맞는'핏(fit)'이 중요하다. 안에 얇은 스웨터나 카디건을 걸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유 공간을 제외하곤 몸에 꼭 맞아야 한다. 또 코듀로이는 골이 커질수록 캐주얼해진다. 비즈니스 캐주얼로 날렵하게 입을 생각이라면 골이 작은 소재를 택한다. 코듀로이 재킷이 가장 멋지게 보이는 건 실크 스카프와 함께 입었을 때다. 화려한 색상의 실크 스카프를 넥타이처럼 목에 매고 끄트머리를 셔츠 안으로 집어넣으면 평소와 확연히 다른'오빠' 분위기가 발산된다. 보관도 잘해야 한다. 잘못하면 골지가 누워 흉해지니 접어서 쌓아두면 안 된다. 앞뒤로 공간을 확보해 걸어두는 것이 좋다. 누워버린 골지는 스팀 다리미로 증기를 쏘인 뒤 솔로 한 방향으로 쓸어주면 원래 모습을 회복한다. 오래 입어 팔꿈치가 해졌다면 솜씨 좋은 수선집에 맡겨보자. 가죽이나 천을 덧대면 더 세련된 스타일이 연출된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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