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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2)

浮萍草 2015. 12. 7. 09:47
    긍정적일수록 치료기간 짧다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기로 결심하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마음이 ‘치료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하는 점이다.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많은 환자들은 두려운 마음이 든다. 오랜 시간 병원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것과 TV 등에서 흔히 보여지듯 힘든 투병을 감내해야 한다는 두려움도 한몫한다. 더불어 막상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이 힘든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궁금해진다. 의료진에 물어봐도 딱히 언제까지다 시원하게 답을 주는 이가 많지 않다. 도대체 항암치료는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 것일까? 수술 이후 보조 목적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에는 질환이나 치료 방법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수술 후 6개월 정도 기간을 항암치료를 하게 된다. 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았다면 수술 전 받은 기간과 수술 후 받은 기간의 총합이 6개월 정도 되는 것으로 계산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의료진이 치료기간에 대해 정확하게 답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치료가 보편적인 상황일 뿐, 개개인의 편차가 크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항암치료가 이렇게 명확하게 기간을 정해놓고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병이 사라질 때까지’라거나, ‘효과가 지속될 때까지’라거나,몸이 더 이상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견딜 수 없을 때까지’라는 조건이 붙을 뿐이지 기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치료에 반응하는 정도나 속도도 다르고, 부작용을 견뎌낼 수 있는 몸의 역량도 다르다. 같은 종류의 암이라고 해도 젊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부작용에 대해 더 잘 견디다 보니 치료기간이 짧기도 하며 얼마나 빨리 암을 발견했는가에 따라 차이를 지니게 된다. 매 항암 주기마다 병원에서 혈액 검사를 하는 것도, 두세 번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 CT나 MRI를 찍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종양 전문의들은 환자의 몸 상태와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항암치료가 환자에게 손해보다는 이득이 많다고 판단이 되면 치료를 지속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치료를 조금 더 받아 보자고 환자에게 설명할 것이다. 항암치료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들고,기약이 없는 치료 방법 중 하나다. 긴 시간 투병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쉽다. 하지만 항암 치료를 계속하자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다면 ‘아직 나는 항암 치료를 통해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 더 남아있구나’라고 생각해 보길 권한다. 더 이상 치료가 의미가 없다면 의사도 굳이 항암치료를 권하지 않을 것 아닌가. 항암치료를 하면서 ‘몸만 축나고 좋아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치료를 해서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 본다면 지겨운 항암치료도 좀 더 가볍게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하지 않는가. 긍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치료를 받으면 그만큼 치료기간도 짧아진다.
    Vol 3159
           이현정 동국대학교일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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