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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4·끝)

浮萍草 2015. 12. 21. 10:31
    항암치료 중단해도 절망하지 말아요
    부분 환자와 가족들은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이제 모든 세상이 끝난 것처럼 느껴졌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점차 호전되는 환자 상태를 보면서 가족들은 조금씩 희망을 가지기도 헸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암은 조금씩 진행되면서 결국 환자의 체력은 저하되고, 치료 효과에 비해 부작용이 커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다가오기도 합니다. 암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환자나 가족들은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보다,항암치료의 부작용이 더 심할 수 있으니 치료를 중단해 보자는 이야기를 들을 때 오히려 더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환자나 보호자의 머리 속에는 ‘이제 정말 끝이 왔나 보다’라는 생각에 내일 당장이라도 환자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암을 진단받는 것이 지금 당장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항암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당장 죽음을 의미하는 것 아닙니다. 단지 항암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말 그대로 항암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잠시 지켜보자는 의미가 더 큽니다. 당장 항암치료를 중단하게 된다 하더라고 암이 급속도로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해 힘들었던 증상들이 사라지면서 몸과 마음이 더 가벼워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중단한다고 해서 의사는 환자의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환자가 무엇을 가장 불편해하고, 무엇이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결정이 될지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어진 일정에 맞추어 항암치료를 진행하기 보다는 환자의 증상 조절 정도와 환자의 사정에 따라 적절히 외래나 병실에서 환자의 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항암 치료의 일정이나 부작용으로 인해 계속 입원해 있어야만 했던 환자는 잠시 퇴원하여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며 여행도 다녀오시곤 합니다. 치료 도중에 입이 헐거나 속이 메스꺼워서 잘 못드시던 음식도 치료를 중단하면서 잘 드시게 되기도 합니다. 치료를 하지 않는 동안 암은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러나 진행되는 암을 끝까지 퇴치하고자 치료를 하면 할수록 환자와 가족의 고통만 더 높아지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의 육체적, 심적 편안함을 우선으로 한다면 항암치료는 중단하고 환자의 불편한 증상들을 조절하며 지켜보는 것이 나은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바로 끝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되느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환자와 가족들이 이 시기를 잘 활용한다면 그동안 치료 때문에 힘들었던 심신을 쉬게 하고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Vol 3163
           이현정 동국대학교일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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