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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마방진은 통신에도 적용

浮萍草 2015. 11. 10. 08:30
    방진에는 아주 묘한 성질이 곳곳에 숨어있다. 
    예를 들어, 세 사람을 한 팀으로 편성하여 모두 세 팀이 참가하는 바둑대회를 연다고 할 때 3차 마방진을 응용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A팀을 8단, 1단, 6단이라 하고, B팀을 3단, 5단, 7단, C팀을 4단, 9단, 2단이라 하자. 이 아홉 사람의 단수로 방진을 배열하면 위의 3차 마방진과 같게 된다. 가로 줄을 합하면 각각 15, 세로 줄을 합하면 역시 15, 두 개의 대각선 역시 각각 15이다. 경기를 리그전으로 한다면 각 팀의 선수마다 상대방 팀의 세 선수와 마주친다. 그래서 두 팀이 경기를 할 때는 총 9경기를 한다. 만약 대진에서 단수가 높은 사람이 무조건 승리한다면 A팀이 5승 4패로 B팀을 이기게 된다. 그리고 B팀은 C팀을 5승 4패로 이기게 된다. 그렇다면 직관적으로 A팀이 C팀에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A팀이 C팀에게 거꾸로 5승 4패를 당한다. 이것은 마치 맴을 도는 격이어서 갑<을<병일 때 갑<병이라는 수학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3차 마방진을 이용해서 세 팀을 구성하여 바둑 경기를 할 경우,우리는 일단 완벽하게 공평한 조건을 가지고 어느 팀이 이기게 되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 이것을 그 옆의 4차, 5차 마방진에 적용하는 것은 독자들이 즐길 일이다. 이쯤 되면 마방진이 충분히 우리생활의 여러 방면에 이용될 수 있음을 눈치 챌 수 있다. 마방진은 농업의 생산성을 조사하는 경우나 건축물, 심리테스트 등 생각지 못한 많은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라틴방진은 행, 열 각각에 1부터 m까지의 숫자가 겹치지 않게 배열되어 있는 것,즉 고등학교 수학교과서에 나오는 순열(permutation)로 이루어져 있다. 라틴방진 중에서 이러한 배열 두 쌍을 결합시켰을 때에도 겹치는 숫자쌍이 없는 두 쌍의 라틴방진을 직교라틴방진이라 한다. 그 예로는 다음의 첫 두 방진은 3차 라틴방진이고 두 라틴방진은 직교라틴방진이 되며 이것을 한 개의 방진에 나타내면 세 번째의 방진이다.

    세번째의 방진의 각 성분을 보면 첫번째 수는 왼쪽의 라틴방진을 두번째 수는 오른쪽의 라틴방진을 나타내고 있다. 9개의 순서쌍은 숫자 1, 2, 3을 써서 만들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순서쌍의 집합이 되고 두 개의 m차 라틴방진이 직교한다는 것은 ㎡ 개의 가능한 모든 순서쌍이 만들어 진다는 뜻이다. 위의 직교라틴방진의 순서쌍 에 의 값을 대입하면 우리가 잘 아는 3차 마방진이 나오게 된다. 즉 차의 직교라틴방진이 있으면 차 마방진이 만들어진다. (한국수학사학회지2010.8월 참고)

           이장주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 ljj16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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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정의 마방진은 창의성이 우리 민족의 DNA라는 점을 증언
    물의 척도가 수라는 생각은 동 서양이 마찬가지이다. 
    세상의 만물을 수학을 통해 꿰뚫어 보려는 통찰력을 가지고 만들어진 최석정의 라틴마방진은 단순히 수의 크기에 착안해서 수의 관계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는 동양적 상수의 의미와 관계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마방진은 각 숫자들을 가지고 바로 그 성질들의 조합까지도 염두에 두고 구성된 것이다. 
    즉, 숫자의 크기나 상관관계가 아니라 동양에서 파악된 수 자체의 성질의 의미를 부여한 마방진인 것이다.
    기존의 마방진들로 이미 설명된 동양 사상,즉 주역에 나온 상수철학을 뛰어넘은 새로운 라틴 마방진을 만든 연유는 더 구체적인 세계관,숫자들의 확장을 통한 
    사물들의 상호관계의 규명에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는 만물이 10000개라 규정되면 10000개의 숫자들로 마방진을 구성할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리라. 
    최석정은 방진도 역(易)으로 설명하였다. 
    특히 역(易)의 한 형태로 순열을 생각하여 라틴방진을 구성하고 나아가 음양(陰陽)의 조합으로 사상(四象)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이 두 라틴방진의 조합을 연구
    하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수학이 철학이고 태극은 음양이고 음양은 태양,태음,소양,소음의 4상으로 다시 사상은 8괘로 8괘는 64괘로 64괘는 삼라만상의 수로 설명되는 것이 동양철학이라면 
    수학은 본래는 철학으로부터 나와서 이 세계를 해석하고 설명한다. 
    21세기의 광대한 수학은 미시적이고 협소한 사유의 세계도 다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융합적이고 복합적인 현대수학의 조류는 세계를 설명하고 만물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것이 이미 오래 전에 우리의 자랑스럽고 신비로운 수학저작 ‘구수략’의 마방진에서 나타난다. 
    천문학, 역학, 물리, 생물, 자연과학, 인문과학 등의 통합은 최석정의 창의적이고 독자적인 마방진으로 표현되었다고 짐작될 따름이다.
    직교라틴방진은 스도쿠 (sudoku·數獨)의 원형이자 현재의 컴퓨터 공학과 통신공학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중요한 수학적 성과이다. 
    응용의 한 예로,컴퓨터와 메모리의 연결을 병렬로 구성할 때 직교라틴방진을 사용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라틴방진의 특성을 이용하여 채널코드설계의 복잡
    함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방진들은 어김없이 정사각형 모양인데 비해 최석정의 마방진은 그야말로 자유분방하다. 
    기상천외한 듯 보이지만 정교하고도 아름다운 ‘한류’의 한 면을 보는 듯하다. 
    형식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자유는 그 시대의 철학체계와 깊이의 산물이다. 
    또한,최석정의 마방진은 자유가 우리 민족의 DNA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역사가 증언하듯이 다양한 시각과 생각의 자유는 더 진보된 미래를 만들어간다. 
    최석정의 독특하고 자유로운 동양수학의 재해석은 세계수학사에 남을 업적이다.
    이제 그 이전에 없었던 마방진들을 사진으로 하나하나 구경하기로 하자. 비록 그 안에 들어있는 우주의 원리와 생의 비밀은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구경하면서 
    정말로 숫자들의 합이 맞는지 최석정과 함께 계산하자.
    최석정의 지수귀문도(地數龜文圖) 또는 낙서육구도(洛書六九圖)라 불리는 육각진은 최석정의 독창적인 연구로, 아직까지도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1부터 30까지의 수가 아홉 개의 육각형을 이루고, 육각형을 이루는 여섯 수의 합이 모두 93으로 일정하다. /이장주 교수 제공


    구수략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마방진들. /이장주 교수 제공

           이장주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겸임교수 ljj16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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