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31] 향기

浮萍草 2015. 9. 30. 09:06
    나만의 체취 만들려면… 같은 香 샴푸·로션 쓰세요
    /Enrico Labriola
    목 어귀를 돌아 나오던 이웃집 여학생의 향긋한 비누냄새,추적이는 가을비에 묻어나던 첫 키스의 아련한 기억…. 후각은 오감(五感) 중 추억을 가장 잽싸게 그리고 생생하게 소환하는 감각이다. 남자도 마찬가지. 이 가을 향기로운 오빠가 되어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추억이 되고 싶다면 당신도 아저씨 냄새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우선, 종일 입은 재킷이나 양복은 하루 정도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걸어 군둥내와 땀을 날려 준다. 벗자마자 그대로 옷장에 넣어 두면 땀과 먼지를 좋아하는 세균이 무럭무럭 자라나 소위'홀아비 냄새'를 만들어 낸다. 나쁜 냄새는 제거하고 좋은 향은 더해주는 향낭(香囊)도 구하기 쉬우니 옷장에 함께 걸어두면 좋다. 둘째, 속옷은 한두 번 입은 후엔 반드시 벗어서 세탁한다. 여성들의 향긋한 체취는 매일 새로 입는 속옷에 기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멋진 향기를 쌓아 올릴 수 있다. 셋째, 질 좋은 비누를 직접 골라 사용한다. 갑자기 향수를 사다 뿌리면 괜한 오해 사기 십상이다. 향수나 비누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가게에서는 자기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다 보면 나만의 향기가 된다. 넷째, 향기를 품은 모든 제품을 동일 계열로 통일한다. 로즈메리 향이 맘에 들면 로즈메리 제품으로 통일하는 식이다. 나만의 체취는 인공의 향과 나의 체취가 만나 형성된다.
    다섯째, 향수를 너무 많이 뿌려 가스처럼 주변 사람의 코를 마비시키고 질식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 식사를 앞두고 있다면 2~3시간 전에 뿌린다. 유럽 멋쟁이들은 향기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포푸리나 방향제를 집 안이나 차 안에 설치한다. 옷장에도 잡내를 잡아주는 방향 제품을 걸어둔다. 오래도록 한 가지 향으로 자기 이미지를 완성하면서 멋의 마침표를 찍는 셈이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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