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30] 그루밍

浮萍草 2015. 9. 9. 09:42
    피부·코털 관리만 잘해도 '그루밍族'
    ▲  헤아바버샵 제공
    제부턴가 각종 매체에'그루밍(grooming)'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여성에게 국한되지 않고 남성에게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루밍이란'차림새''몸단장'을 말한다. 옷 입기를 제외한 외모를 가꾸는 모든 행위는 그루밍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남성 그루밍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학자들은 당시 사용하던 구리로 만든 면도기와 피부에 바르던 향유가 발견된 것을 그루밍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세상을 호령하며 자신의 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권유하자 이런 스타일이 유행처럼 퍼졌던 일,프랑스 루이 14세 등 절대군주의 화려한 패션과 함께 가발이 유행한 일은 남성들도 그루밍을 터부시하거나 모른 척할 일이 아님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그루밍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매일 면도하고 까칠해진 피부를 위해 신경 쓰고 있다면,코끝에 까맣게 올라온 블랙 헤드를 코 팩으로 없애려는 시도를 해봤다면, 열심히 자라는 코털을 주기적으로 깎아주고 있다면 당신은 '그루밍족',멋진 오빠 대열에 이미 성큼 다가선 것이다. 그루밍은 산신령 같은 눈썹을 조금 잘라주는 일부터 시작하면 좋다. 밥맛 뚝 떨어지게 하는 귀 털과 손으로 뽑으면 심각한 병으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코털을 위해 끝이 몽톡한 가위를 구매해보자.
    가까운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남성용 액세서리를 파는 곳에서도 멋들어진 가죽 케이스에 손톱깎이와 족집게 같은 도구를 함께 담은 멋진 키트 제품을 구할 수 있다. 여행용이긴 하지만 차 안이나 욕실 한쪽에 구비해 두면 요긴하다. 남성용 고급 미용실에서는 머리만 깎아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해 더 젊어 보이거나 참신한 이미지를 만드는 전문적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훨씬 두껍고 물리·화학적 자극에 노출되는 빈도가 낮아 피부과의 이른바'시술 발'이 높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얼굴에 생긴 작은 종기, 검게 변한 피부, 수없이 많아지는 점은 무덤까지 동행하지 않아도 될 존재들이다. 아주 간단한 시도로 머리숱이 적어진 가르마를 반대쪽으로 바꾸는 것도 유난히 줄어든 머리숱을 풍성하게 보이도록 해준다. 오랜 습관에 푹 젖어 평생 한쪽 방향으로 고집해온 가르마는 방향만 바꿔도 숨겨진 풍성한 머리카락들이 고개를 들고 일어난다. 직모를 곱슬머리로 바꿔주는 펌(Perm·파마)도 같은 수의 머리카락 체적을 넓혀 상대적으로 머리털이 풍성해지는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어떤 것이든 첫 시도는 어색하지만,젊고 활력이 넘쳐 보이게 하는 시도는 이 우울한 시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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