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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신동빈을 공격하는 신동주가 노리는 것

浮萍草 2015. 10. 19. 10:05
    데그룹‘형제의 난’이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일방적 승리’로 귀결될 것으로 여기던 형제간 재산 싸움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이번 작전은 치밀했다. 
    지난 8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동생인 신동빈 회장에게 일격을 당한 후 40여일만에 반격을 가한 것이다. 
    신 부회장은 일단 한국에 SDJ코퍼레이션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었다. 
    한국에 특별한 직함이 없던 그는 한국에서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법인을 설립했다. 
    이 법인에서 신동빈 회장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015년 10월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내 조은주씨와 변호인단이 함께 참석했다.
    /조선일보 DB

    지난 8일 신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천명했다. 지난번 기자회견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 회견은 조선호텔에서 격식을 갖춰 진행했다. 다국적 홍보대행사인 ‘웨버 샌드 윅’을 앞장세워 기자들에게 사전고지까지 했다. 기자 회견도 신 부회장이 직접 나선 모양만 취하고 실질적으로는 부인(노은주씨)을 내세웠다. 그의 회견문을 ‘한국인’인 부인이 낭독하는 모습을 취했다. 지난 7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어를 사용했다가 역풍을 맞은 사실을 의식한 셈이다. 또한 국제 금융전문가인 민유성 전 산업은행 지주회사 회장을 고문으로 영입,전문가 그룹이 자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과시하기도 했다. 기업 자문 전문 변호사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진용을 갖추고 나왔다. 지난 16일엔 첫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롯데호텔 34층에 머물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이용한 ‘부친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신동빈 회장측에서 장악하고 있는 롯데 호텔 34층을 자신이 직접 관리하겠다고 천명,행동에 돌입했다. 신 총괄회장을 기자들 앞에 세우는 치밀한 작전도 마련했다. 이 작전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정신이 온전치 않다는 세간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이 건강함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 과정에 형제간 충돌이 일어날 뻔했으나 롯데그룹 측에서 양보함으로써‘볼썽 사나운’모습은 연출되지 않았다. 지난 14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1인 주주총회'를 열고 본인을 광윤사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참석한 주주는 신동주(지분율 50%) 부회장 단 한 명이었다. 광윤사는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가족회사다. 신동주 부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분에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1주를 더해‘전격적’으로 주총을 열고 신동빈 회장의 이사직 해임과 자신의 대표 이사직 승인 안건을 통과 시킨 것이다. 신 부회장은 이 여세를 몰아 사실상 롯데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종업원지주회(27.8%),5개 관계사(20.1%),투자회사 LSI(10.7%),오너일가(7.1%),임원지주회(6.0%),롯데재단(0.2%)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광윤사를 손에 넣은 신 부회장은 종업원 지주회를 설득,롯데홀딩스를 지배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측은 광윤사의 신동주 부회장 장악에 대해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광윤사와 신동주 부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을 제외한 70%를 신동빈 회장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신동주 부회장측의 거듭된 그룹 이미지 실추 작업에 대해서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5일 롯데월드몰 개장 1주년을 맞아 계열사 및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케잌 커팅식을 포함한 ‘조촐한’ 기념식을 열었다. 이 기념식에는 신동빈 회장의 참석도 고려됐지만 이인원 부회장이 참석하는 선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형과의 갈등이 없었다면 거창한 기념식을 갖고 롯데그룹의 재도약을 선언할 참이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롯데월드몰은 롯데그룹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숙원사업 중 하나다. 롯데월드몰은 123층, 555m 초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로 구성된 제2롯데월드라는 최대의 프로젝트에 속해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평생의 사업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사업이다. 지난 5월과 9월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을 직접 찾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2롯데월드는 어쩌면 롯데그룹의 사활이 걸린 사업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제2롯데월드를 최우선 현안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그는 경영권 1차 분쟁이 막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8월 3일,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인사차 들른 데 이어 롯데 월드타워 107층 공사현장을 찾았다. 그만큼 신 회장이 제2롯데월드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숙원사업의 잔칫날 신동주 부회장이 재를 뿌린 격이 되고 말았다
    Premium Chosun        홍성추 조선일보 객원기자(재벌평론가) sch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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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회장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이유
    
    문제는 신 부회장의 향후 행보가 그룹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 키는 전적으로 신격호 총괄 회장이 갖고 있다. 
    현재 신동주 부회장은 부친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후 신동주 부회장이 사실상 신 총괄회장을 ‘보호’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롯데호텔 상장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부친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받았다고 밝힌 적도 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말을 대놓고 할 수도 없는 처지다. 
    부친에 대해 각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그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일본 광윤사의 새 이사로 선임된 이소베 데쓰 전 롯데홀딩스 이사의 역할은 또 하나의 변수다. 
    이소베 이사는 지난 20년 이상 비서로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좌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측은 이를 앞세워 일본 롯데홀딩스 지주회를 설득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놓고 신 총괄회장의 복심이 어디 있는가를 판가름하겠다는 심산이다.
    롯데월드 타워를 찾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왼쪽)과 지난 8월 롯데월드 타워를 찾은 신동빈 롯데 회장. /조선일보 DB

    신동빈 회장은 일본 기업인 롯데홀딩스에 의해 한국 롯데그룹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사실이 또다시 불거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신동주 부회장과의 ‘전쟁’이 다시 여론의 지탄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다음달부터 실사가 시작되는 롯데면세점 특허권을 방어해야하는 입장이다. 면세점이 특허를 필요로 하는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여론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를 경우 특허권 수성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쟁업체인 신세계와 두산 등은 롯데와의 일전을 위해 거사적으로 덤비는 형국이라 더욱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은 어쩌면 일본 문화와 한국 문화의 충돌로 야기된 측면도 있다고 일부 경영학자들은 지적한다. 일본의 기업 문화는 ‘승자독식’이다. 가업을 이을 때 가족 구성원중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에게 경영권을 주고 나머지 가족들은 주주로서 역할만 할 뿐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가족 중 유능한 경영인이 없으면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일임한다. 몇 세기를 이어오는 가업이 일본에 즐비한 이유다. 그러나 한국은 승자독식이 아닌 ‘분가형’ 기업문화가 팽배해 있다. 즉 후손들끼리 적당하게 기업을 분할해 통치하는 방식이다. 삼성 그룹 이병철 회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창업주 후손들은 기업을 분할 받아 따로 경영하고 있다. 일본식 경영에 익숙한 이병철 창업주만 3남인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그룹을 통째로 맡겨 운영토록 했다. 한국 기업의 역사가 일천한 이유도 있지만 장수 기업이 별로 없는 한 원인이기도 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처음에는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를 형제간 분할 경영하는 구도를 짰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하나의 롯데, 하나의 리더’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은 한국식 분할형을 요구한 반면, 신동빈 회장은 승자독식을 주장, 충돌했다는 분석이다. 어쨌든 이번 신동주 부회장의 반격으로 타격을 입은 것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의 주주들과 임직원들이다. 형제간의 이전투구로 국내 재계 랭킹 5위 그룹이 멍들어가고 있는 구도다. 결국 그 부메랑은 한국 경제에도 지대한 악역향을 끼칠것이 틀림없다. 언제까지 ‘후진국형’ 후계 구도가 한국 재벌 사회에 존속할 것인가. 신격호 회장 일가들은 이 부분에 대한 물음도 분명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Premium Chosun        홍성추 조선일보 객원기자(재벌평론가) sch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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