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 S = ♣ /진영에 깃든 선사의 삶과 사상

23 만화원오(萬化圓悟)

浮萍草 2015. 10. 23. 00:00
    ‘화엄보살’ ‘생불’ 칭송
    喚惺幹孫 虎岩眞子 西江水濶 不如我師之口 曹溪山高 不及我師之鼻 一部華嚴 早歲恭飯 禮念彌陁 脫節行李 普勸朝鮮國 僧乎俗乎 趨向蓮花國 九品淨土 咄 冷眼看來 漏逗不少 拈花微旨 向甚處求 然雖如是 㞐今之世 恩大難酬 “환성의 손자요 호암의 적자이다. 서강의 물이 광활하여도 우리 스님의 입과 같지 않고 조계산이 높아도 우리 스님 코에 미치지 못한다. 팔십화엄을 어린 시절에 밥해 드시고 아미타불 염불의 무진 고행으로 널리 조선에 권하니 스님들도 속인들도 연화국 구품 정토를 그리워하였네 돌! 냉철하게 보면 잘못이 적지 않다. 꽃을 들어 보이신 미묘한 뜻을 어느 곳을 향해 찾을까? 그러하기가 비록 이와 같으나 지금 세상에서는 은혜가 커서 보답하기 참으로 어렵다.” 천 선암사에 모셔진 만화원오(萬化圓悟, 1694~1758) 선사 진영에 실린 영찬이다. 영찬을 화면 외곽에 묵서로 기입하는 방식과 영찬 끝을 ‘같은 문중 아우가 두 번 절하고 삼가 제한다(同門弟拜手謹題)’고 기술하는 방식이 호암스님의 영찬과 같아 영찬을 지은 이는 연담유일(蓮潭有一, 1720~1799)로 추정된다. 연담스님은 만화스님의 사제(師弟)이다. 만화스님은 대흥사에서 출가해 환성지안과 호암체정스님에게 가르침을 받아 30세에 모든 경전에 통달했다. 특히 화엄학에 능통해 <화엄경> 39품(品)을 규명하고 철저한 수행과 자비로운 보살행으로 화엄보살이자 ‘살아있는 부처(生佛)’로 칭송받았다. 뿐만 아니라 인허해안(印虛海岸)스님에게 선법(禪法)을 받아 만년에는 참선(參禪)을 궁극의 수행법으로 삼아 정진했다. 스님이 입적하자 대흥사에 스님의 승탑과 탑비가 세워지고 12대강사로 존숭 받았으며 진영이 동국선원(東國禪院) 영각에 모셔졌다. 현재 스님의 진영은 대흥사에는 없고 선암사와 동학사에 전한다. 이중 선암사의 진영은 18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른 얼굴에 장염주를 쥐고 결가부좌한 모습은 과묵하고 점잖아 세속의 명리를 쫓지 않고 출가해 학행(學行)에 매진했던 스님의 올곧은 성품이 그대로이다.
    ☞ 불교신문 Vol 3130 ☜      
    제찬 해제=정안스님(불교문화재연구소장) / 진영 설명=이용윤(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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