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 S = ♣ /진영에 깃든 선사의 삶과 사상

22 호암체정(虎巖體淨)

浮萍草 2015. 10. 22. 00:00
    백만 용호를 건지니…
    這一軸影子云 是虎巖和尙 近前仔細看 元非先師像 要識先師麽 身是光明幢 心是神通藏 目淸四大海 眉毛三千丈 手把漫天網子 羅籠百萬龍象 一朝大笑金剛去 萬二千峯眞身相 “이 한 폭의 그림을 호암이라 하는가? 호암 화상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 본래 선사의 상이 아니다. 선사를 알고 싶은가? 몸은 광명의 깃이요 마음은 신통을 간직하였다. 눈은 사대해와 같이 맑고 눈썹은 삼천장이다. 손에 하늘 가득한 그물을 잡고 백만의 용과 코끼리를 가두네. 하루아침 웃으면서 금강산으로 가니 만 이천 봉우리 그대로 참모습이다.” 천 선암사에 모셔진 호암체정(虎巖體淨, 1687~1748) 선사의 진영에 실린 영찬이다. 찬문 다음의“불초(제자)가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숙여 삼가 제하다(不肖再拜手稽首謹題)”는 글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는 호암스님의 제자가 지은 것이며,같은 글이 연담유일(蓮潭有一 1720~1799)의 <임하록(林下錄)>에 수록되어 있다. 서산휴정에서 편양언기 환성지안으로 이어지는 법맥을 계승한 호암스님은 생전에 해인사와 통도사에 주석하다 금강산 표훈사 내 원통암에서 열반했다. 스님의 주 활동지가 영남과 금강산이지만 입적 후 호남에서도 추모 열기가 이어졌다. 대흥사에는 호암스님의 비(碑)가 세워지고 12대종사의 반열에 올려 졌으며 선암사에서는 진영이 영각에 봉안됐다. 이런 추모 움직임은 호암 문하에서 배출된 연담유일과 만화원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연담스님인 경우 옹사(翁師)인 환성스님과 스승 호암스님의 비를 대흥사에 세워 문중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였고 만화스님을 비롯한 후손들은 선암사에 환성스님과 호암스님의 진영을 모셔 기일마다 문중이 결집하도록 했다. 현재 호암스님 진영은 선암사,통도사,범어사에 모셔져 있으며 이 중 선암사 진영은 18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시기상 가장 앞선다. 날카로운 눈매와 굳게 다문 입술,하늘색 장삼을 입고 낮은 법상(法床)위에 결가부좌한 스님의 모습에는 법호 그대로 용맹스러움과 웅건함이 가득하다.
    ☞ 불교신문 Vol 3128 ☜      
    제찬 해제=정안스님(불교문화재연구소장) / 진영 설명=이용윤(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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