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 S = ♣ /진영에 깃든 선사의 삶과 사상

16 동파홍해(東坡弘觧)

浮萍草 2015. 10. 16. 00:00
    청허스님 5세손
    人生如幻又如夢 八十年來換舊顏 在世若無毫末善 死將何物荅冥官 “인생은 허깨비와 같기도 하고 꿈과 같아 팔십을 살면서 옛 얼굴만 바뀌었다. 세상에서 털끝만큼도 착한일 한적 없는데 죽어서 무엇으로 염라대왕에게 답할까?”(무위자 임종게) 師之言幻 五陰蘧廬之謂耶 師之言夢 三界火宅之譬耶 幻而非幻 九品蓮䑓念一真乎 夢中說夢 半幅氷綃像七分乎 스님이 말한 허깨비는 오음의 인식을 말하는 것인가? 스님이 말한 꿈은 삼계화택에 비유한 것인가? 허깨비가 허깨비가 아니고 구품연대를 생각하는 참이며 꿈 속에 꿈 이야기는 반폭 얇은 비단에 닮은 초상이다(채승룡 찬) 인사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동파홍해(東坡弘觧 18세기 활동) 선사 진영에 실린 영찬이다. 영찬은 무위자(無爲子) 즉 동파스님이 남긴 임종게와 채승룡(蔡昇龍)의 찬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채승룡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동파스님의 임종게를 읽고 찬문을 지은 것으로 보아 스님보다 후대인으로 생각된다. 비록 채승룡이 이름난 문인이나 사대부는 아니지만 허깨비와 한낱 꿈과 같다는 스님의 임종게를 오음거려(五陰蘧廬)와 삼계화택(三界火宅)에 비유해 수행정진이 극락왕생과 한 폭의 진영에 맞닿아 있음을 찬할 정도로 불교에 해박했던 인물로 추정된다. 동파스님 역시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진영 오른편에 적힌 “청허5대손(淸虛五代孫)”이란 영제(影題)를 통해 그가 청허스님의 후손임을 알 수 있다. 스님은 청허휴정-편양언기-풍담의심-풍계명찰(楓溪明察, 1640∼1708)의 법맥을 계승했는 1764년 간행된 <서역중화해동불조원류(西域中華海東佛祖源流)>에 스님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18세기 후반까지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착한 일을 한 적이 없어 염라대왕을 뵙는 일을 걱정한 것과 달리 진영 속 스님의 후덕한 얼굴에는 선함이 가득하다.
    ☞ 불교신문 Vol 3116 ☜      
    제찬 해제=정안스님(불교문화재연구소장) / 진영 설명=이용윤(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