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 S = ♣ /진영에 깃든 선사의 삶과 사상

4 화담경화(華潭敬和)

浮萍草 2015. 10. 4. 00:00
    “그대가 나인가, 내가 그대인가”
    篤志力學 精修苦節 돈독한 뜻으로 학문에 힘을 다해 오롯한 수행으로 아픔도 이겨내고 奉持戒律 淨如冰雪 계율을 지니고 기르기를 어름과 눈처럼 맑게 하며 脇不至席 講若畫一 눕지 아니하고 한결같은 강설로 錫還八垓 淸風明月 석장을 짚고 온 세상을 돌아오니 바람은 맑고 달은 밝더라 월혜소스님은 옹사(翁師) 화악지탁(華嶽知濯)에 이어 스승인 화담경화(華潭敬和,1786~1848)선사 진영에 찬문을 지었다. 1869년 혜소스님을 비롯한 문도는 화악스님의 시문집인 <삼봉집>을 간행하면서 뒤편에 화담스님의 비명(碑銘),영찬,행장을 수록해 서산-편양-환성-함월-화악- 화담으로 이어지는 문중의 정통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렸다. 화담스님은 양주 화양사의 성찬(性讚)스님에게 출가하고 율봉청고(栗峯靑杲)스님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화악스님은 “빈손에 한 자루의 칼을 든 나그네, 전해 줄 물건이 없네. 법왕의 대보인(大寶印), 이미 참 제자에게 전했네” 라는 전법게(傳法偈)를 화담스님에게 내려 심인(心印)이 계승되었음을 표방했다. 화담스님은 40년간 솔잎과 죽을 먹고 밤낮으로 장좌불와(長坐不臥)하며 수행에 힘썼고 <화엄경> <열반경> <팔양경(八陽經)> 등 여러 경전에 주석(註釋)을 달 정도로 교학에도 주력했다. 특히 55회에 걸쳐 화엄강론을 펼칠 정도 화엄강백(講伯)으로 유명했다. 현등사에서 입적하자 절 북쪽에 승탑이 세워졌고 문도가 주석한 김룡사,대승사,통도사,표충사 등 사찰에 진영이 모셔졌다. 이 진영들은 하나의 모본(模本)을 두고 제작한 듯 동일하게 스님을 표현했다. 진영 속 화담스님은 목을 움츠리고 정면을 바라보고 있으며 앞에 놓인 경상에는 평소 읽던 경전이 놓여있다. 혜소스님은 스승이 생전에 문인(門人)이 그린 진영을 보고“그대가 나인가 내가 그대인가. 아지랑이(陽焰)이 같은 헛된 생각일 뿐!”이라 평한 일을 행장에 기록했다. 진영을 그린 문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수선(修禪)제자 중 송암대원(松巖大遠), 월하세원(月霞世元)이 화승으로 활동했다. 혜소스님은 스승이 허깨비라 평한 진영에 행장을 압축한 제찬을 실어 화담스님의 참모습이 후대에 전해지길 바랐을 것이다.
    ☞ 불교신문 Vol 3090 ☜      
    제찬 해제=정안스님(불교문화재연구소장) / 진영 설명=이용윤(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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