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흔들리는 공무원

6 “일 잘하는 공무원 대우 받는 세상 돼야”

浮萍草 2015. 8. 24. 09:48
    공무원 만족하는 이유 “국가 정책 만드는 자부심” 1위
    “공무원 사기 떨어지면 정책 정교함 떨어져 국가 손실” 
    
    “우리 팀이 16명인데,우리가 고생하면 우리나라 국민 5000만명이 행복해진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등록센서스과의 하봉채 과장은 공무원으로서 통계청에서 근무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올 초 인구주택 총 조사 방식을 90년만에 획기적으로 바꾼 공로를 인정 받아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받았다. 
    각 가구를 방문해서 현장에서 조사하던 방식을 각종 행정자료를 연계해서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덕분에 예산은 적게 쓰고도 정확성은 높아졌다. 
    그는 “우리가 제대로 된 통계를 만들어야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며“온 국민이 더 행복해지도록 정확한 통계를 만드는 게 공무원
    으로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직을 떠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지만 대다수 공무원들은 아직도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예비 공무원들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기보다는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무원이 되려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대우 받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ㆍ사명감·자부심으로 일하는 공무원들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고 나서 공직 생활에 불만을 느끼는 공무원이 늘었지만 아직은 공무원 생활에 만족하는 공무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들은 공무원 생활을 만족스러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정책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꼽았다. 조선비즈가 세종시로 내려온 14개 부처,203명의 5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공무원 생활을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3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27.1%였고 이 중 18.7%는 ‘만족이었으나 세종시 이전으로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공무원 생활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국가 정책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61.1%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고 안정적인 일자리와 사회적 지위는 각각 24.1%, 3.9%였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들은 더 좋은 나라를 만들거나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해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한 경우가 많았다. 행정고시 시험을 준비하는 김지은( 23·가명)씨는“요즘 살기가 어려워서 기사를 보면 이민 가고 싶다는 댓글이 많은데 누군가는 남아서 지킬 필요가 있고 떠나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은 나라를 만들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그래서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행시를 준비하는 김명석(26·가명)씨도 “취약 계층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 개인의 힘으로는 사회 곳곳에 있는 모든 취약 계층을 도와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수백,수천만명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이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ㆍ“접시 안 닦고 안 깨뜨린 사람이 먼저 승진해선 안돼”
    전문가들은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정책의 정교함이 떨어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이 생겨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라고 지적했다. 또 공무원들이 복지부동(伏地不動) 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대우 받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윤 한양대 교수는“공무원들은 여러 이익 집단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을 맡아서 하는데 내부 활력이 떨어지면 이런 업무를 잘 하기 어려워진다”며“이해 관계를 섬세하게 조정하지 못하면 당장 눈에는 안 보이지만 문제가 터지고 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업무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공무원 사기가 떨어지고 퇴로가 막히면 비리가 즉각 생기진 않지만 다른 궁리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공무원의 재취업 길을 엄격하게 제한하면 공무원으로 재직하는 기간에 쓸 데 없는 기관을 만들거나 민간 전문가들의 공직 진입을 제한하는 식으로 공무원들이 살 길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일 잘하는 공무원들이 대우 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공직 사회에서 유행하는 얘기가 ‘접시론’인데 열 번 잘 닦다가 한번 깨뜨린 사람보다 아예 접시를 안 닦고 안 깨뜨린 사람이 더 빨리 승진하게 되면 아무도 접시를 안 닦으려고 한다”며“한번 실수했다고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고 일을 열심히 하려다 실수한 경우는 위법한 게 아니라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무난한 것보다 일을 열심히 잘 하는 공무원이 대우 받는 세상이 오면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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