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흔들리는 공무원

3 재취업길 막히고 연금은 줄고

浮萍草 2015. 8. 19. 11:10
    취업 제한율 올 초 31.2%로 높아져…열악해 지는 처우 
    연금 수만~수십만원 감소, 민간과 보수 격차 더 벌어져 
    정고시 22회에 합격해 약 30년간 공직생활을 한 A씨는 2011년에 공직을 그만두고 국책기관이 주주로 있는 한 기업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 약 3년간 대표이사 생활을 하다가 작년 말에 한 회계법인 부회장으로 재취업했다. 
    행정고시 23회로 2011년에 공직을 그만둔 B씨도 산하 금융공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 3년 임기를 채우고 1년쯤 쉬다가 올 초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직했다. 
    과거 대다수의 고위 공무원들은 이처럼 퇴직 후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무원 월급이 민간보다 적어도 퇴직 후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 재취업하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참고 버티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료들의 재취업이 어려워졌고 공무원들의 사기는 크게 떨어졌다. 
    
    ㆍ재취업 어려워지고 민간과 보수 격차는 더 벌어져 

    지난해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율은 평균 19.6%였다. 퇴직 공직자들은 재취업을 할 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10명 중 8명만 취업이 됐다는 말이다. 이 비율은 올해 초에 31.2%로 뛰었다. 관피아 논란이 일면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검증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또 올 3월부터는 공직유관단체와 비영리분야 기관 및 단체가 취업제한 기관으로 포함됐고 취업제한 기간도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었다. 2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과거엔 소속 ‘부서’의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만 재취업이 금지됐지만 이제는 부서와 상관 없이 소속 ‘기관’의 업무 전체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게 됐다. 세제와 예산, 공공기관 업무 등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나 상장사 공시업무,금융 및 자본시장 업무,회계 업무 등을 맡은 금융위원회 고위 공무원들은 퇴직 후에 사실상 민간 기업에 재취업을 하기가 불가능해졌다. 중앙부처에서 과장을 하다가 올 초 민간으로 옮긴 C씨는“공무원 처우가 안 좋아도 우리 선배들은 민간으로 나가는 방법 등으로 보상을 받았는데 지금은 그런 보상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직을 하고 싶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며“능력 없는 사람의 낙하산 인사는 막아야지만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공무원을 바라보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공무원과 민간의 보수 격차는 과거보다 더 벌어졌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5급 사무관은 첫 달에 218만5400원(세전 기준)을 기본급으로 받는다. 9급 공무원의 첫 달 기본급은 128만2800원이다. 여기서 세금을 떼면 실수령액은 더 줄어든다. 상여금, 시간 외 근무수당을 추가로 받긴 하지만 민간 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금액이다. 2004년 95.9%였던 공무원 보수의 민간임금 접근률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에는 84.3%를 기록했다. 공무원들은 민간 부문과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조선비즈가 세종시로 이전한 14개 부처, 203명의 공무원에게 ‘세종시로 이전한 것과 관계 없이 공무원이 된 걸 후회한 적이 있다면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본 결과 53명, 26.1%가 ‘경제적 측면, 민간과의 격차 확대’를 꼽았다. 공무원 연금 개혁으로 앞으로 받게 될 연금도 줄어들게 됐다. 지난 5월 29일 국회를 통과한 공무원 연금 개혁안에 따르면 연금 타는 나이는 60세에서 65세로 늦어지고 보험료는 늘어나는 대신 연금액은 매월 수만~수십만원 씩 감소한다. ㆍ세종시 이전으로 경제적 부담까지 늘어

    세종시로 이전한 부처의 공무원 중 젊은 사람들은 아예 세종시로 내려온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상당수가 자녀 교육, 아내 직장 등 다양한 이유로 기존 거주지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기존 거주지에서 출퇴근 하는 공무원 중 일부는 세종시에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얻어 생활하는 탓에 경제적인 부담도 늘었다. 14개 부처, 203명의 공무원 중 세종시로 모든 가족이 이주한 비율은 39.9%였고 세종시로 본인만 이주한 비율은 41.9%였다. 전체의 7.4%는 기존 거주지에서 매일 출퇴근을 한다고 답했다. 기존 거주지에서 출퇴근 하면서 가끔씩 공무원 임시 숙소를 이용하는 한 중앙부처 국장은“세종시로 이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가족들이 모두 반대해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며 “하루에 4시간 이상 버스에 시달리다 보면 정말 죽을 맛”이라고 푸념했다.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줄었다는 비율은 15.3%에 불과했고 66%는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비 등으로 한 달에 30만~50만원을 더 쓴다는 응답이 전체의 22.7%였고 50만~70만원이 13.3%였다. 70만원에서 100만원을 더 쓰게 됐다는 비율도 8.4%였고 100만원 이상 증가한 비율도 3.4%에 달했다. 주중에는 세종시에 마련한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만 서울로 올라간다는 한 부처의 과장은“아무리 안 쓴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두 집 살림이다 보니 자잘 하게 돈이 많이 들어간다”며“아내가 ‘얼마나 번다고 두 집 살림을 하느냐. 집에 가져다 주는 게 뭐냐’고 타박할 때마다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 부처가 세종시로 오면서 업무 비효율은 더 늘었다. 기획재정부의 한 국장은 “올 초에 일주일에 2~3번 회의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는데 부처 내에서는 출장을 많이 가는 편에 들지도 못 한다”며 “해야 할 일은 과천에 있을 때랑 비슷한데 출장 때문에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스트레스는 더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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