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커플링 법칙

45 인체의 비율은 신의 암호다 (1)

浮萍草 2015. 8. 8. 18:00
    원칙적으로 정해진 미의 대칭성
    난 회에 신체(얼굴)-장부-성격은 삼위일체다(Ⅰ)를 다루었는데 그 속편인 (Ⅱ)는 인체비율은 신의 암호다(Ⅰ)(Ⅱ)(Ⅲ)를 끝내고 나서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다.
    인체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시대마다 달라져왔다. 
    시절이 어렵거나 전시시절에는 살집이 있는 미인이 선호되는 반면 생활이 여유가 있는 시절에는 마른 타입의 미인이 더 환영을 받는 식으로 말이다. 같은 논리로 
    빈국인 아프리카에서는 뚱뚱한 여인이 대우를 받고 부국인 서구에서는 키 167cm,무게 40kg에 허리둘레 22인치의 트위기가 한때 유행을 선도한 적도 있었다. 
    또 그리스나 로마 그리고 중세로 오면서 유럽에서는 일정한 규격을 가진 미인이라야만 미인 대접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아폴로 상이나 아프로디테의 여신상을 보면 지금 이 시대에 선호되는 S라인이라기보다는 비교적 굴곡이 심하지 않은 펑퍼짐한 라인의 미인상을 볼 수 
    있다. 
    얼굴과 목과 가슴과 허리와 엉덩이와 다리의 비율이 일정하게 대칭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대표적인 모델이 8등신 미인으로 추앙되었다. 
    이런 미인은 당연히 대칭성과 그리고 그 대칭성을 실현하기 위한 비율의 일정한 조화가 억지로라도 맞춰지는 그런 미인상이다. 
    그래서 어윈 파놉스키같은 비쥬얼 아트의 세계적 대가는 미적인 원칙을 대칭성과 비율의 조화에서 찾고 있다.
    규격적 대칭성 속에서 비율이 적용되는 미의 원칙-그것은 파놉스키가 얘기하는 미가 무엇이냐에 대한 규범의 정의(norm-definition)와 규범의 실현(norm-
    realization)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이 찾아지는 아름다움이다. 
    그것은 최대로 정형화된 미다. 
    파놉스키에게 대칭(symmetry)은 전체적 모양에 대한 부분의 조화를 의미하는데 이것이 곧 ‘치수적 조응성(metrical correspondence)’이고 이 치수적 조응성은 
    대칭적 평형과 같다. 
    따라서 대칭은 미를 창조하기 위해 미리 정해둔 매뉴얼이나 똑같다. 
    그러나 비율(proportion)은 미가 실현된 부분과 전체의 치수적 조정(metrical coordination)으로 정의되고 있다. 
    정해진 대칭과 억지로라도 비율을 맞추어서 창조해내는 아름다움 그것이 곧 치수적 조정이다. 
    한 마디로 이것은 규격화되고 정형화된 미를 창조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하나의 미학적 룰이다.
    그러나 실제 인간의 신체적 미는 처음부터 대칭성을 거부하고 있다. 
    설사 대칭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양성의 표현일 뿐 미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을 쉽게 이야기하면 이렇게 된다. 
    가슴의 넓이가 전체 신장 길이의 1/4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대칭적 규범이 된다. 
    그리고 이것은 전체 기장에 대한 가슴 넓이의 치수적 조응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 키는 작고 가슴은 큰 여인이 있다면 이 여인에게 가슴의 넓이는 신체기장의 1/4이 아니요 1/3.5이 될 수도 있다. 
    이 여인은 따라서 가슴이 더 커보이는 비조응성을 가지게 된다. 
    또 머리 정수리에서 목뼈까지의 길이가 전체 기장의 1/4이 되어야 한다고 했을 때 이것은 대칭적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로 목이 긴 사람과 짧은 사람이 있어 이 기준이 1/3이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1/5이 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이것은 애초에 정해 놓은 매뉴얼적 규범의 실현에서 벗어나는 비율적 일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칭성에 비율을 어떻게 조정해서 맞추어 나가느냐 하는 그 작업이 바로 치수적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조각가가 생각해야 할 일이고 실제 인간에게 있어서 미의 대칭성과 비율은 그 나름대로의 다른 원칙이 존재한다. 
    그 원칙을 규명하는 것이 바로 본 칼럼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중세적 미 또는 파놉스키가 말하는 미적 원칙은 다 부질없는 얘기가 되고 말았다. 
    오히려 규격성을 파괴하는 작업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탈성과 파격성을 미의 모티브로 삼는 미적 관점의 대전환에 다름아니다. 
    극단적이기는 하나 이를테면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청동상인‘포인팅 맨’을 보면 미적 기준의 혁명이 어디까지 왔는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아래의 그림을 참고하기 바란다.
    ▲  포인팅 맨(왼쪽부터), 제니퍼 로페즈, 아프로디테상.
    막대기를 아래 위로 그리고 옆으로 가로질러 세워논듯한 이 조각품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가격 (1540억 원)으로 거래된 바 있다. 그것은 파블로 피카소의‘알제리의 여인들’(1955억원)과 프란시스 베이컨의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습작’(1552억 원)에 이어 세 번째 예술 고가품으로 꼽히고 있다. 종축(縱軸)과 횡축(橫軸)의 두 직선밖에 없는 이 조각품에서는 어떤 대칭적 조화나 또는 비 대칭적 부조화나 그리고 균형적 미의 균제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일까.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습작’의 작가인 프란시스 베이컨은“아름다운 것 치고 균형적인 것은 없다” 는 선언을 한 바도 있다. 그렇다면 모든 아름다운 것은 불균형적인 것,또는 비대칭적인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인데 여자 신체의 굴곡미 즉 S라인이야말로 아폴로 상의 균형미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비균형미의 상징이 아닐까. 제니퍼 로페스의 휘어질듯한 허리 곡선과 그녀의 다소 빈약해 보이는 상체 부위를 아프로디테 상의 풍성한 허리라인과 엉덩이의 살집 그리고 서혜로 굽이쳐 흘러드는 굵은 선을 한번 비교해 보기 바란다.
    이러한 관점에서 여체의 미를 S라인의 WHR 즉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에서 우선 찾아보는 것은 어쩌면 현대 미(美) 탐구의 당연한 순서였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허리 아래의 굴곡미가 아니라 허리 위쪽에 펼쳐진 인체의 굴곡적 파노라마에 관심을 돌릴 때다. 허리 아래의 굴곡미가 보다 섹시하고 관능적이고 그리고 보다 육욕적인 탐미성을 자극한다면 허리 위쪽의 신체적 조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허리 아래쪽처럼 똑같이 관능성을 자극할까? 아니면 다른 탐미적 의미를 담고 있을까?
    Premium Chosun        허경구 국제정치문제연구소 이사장 aronge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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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눈에 부하 장수 애인의 신체구조를 파악한 네로 황제
    런데 한가지 확실한 것은 대개 하체의 풍성함은 상체의 빈곤성을 동반하기 십상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상체의 풍요성은 하체의 빈곤성을 아울러 동반하기 십상이라는 말과 같다. 
    작고한 여배우 최진실은 자기의 신체에 대해서 한가지 소원이 있었다. 
    ‘힙이 좀 더 컸으면...’ 
    최진실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함께 상체 특히 가슴이 발달되고 하체가 빈약한 체격 조건이었다. 
    영화‘쿼봐디스’에 나오는 네로 황제(피터 유스티노브 분)는 주인공인 마커스 비니키우스(로버트 테일러 분)의 애인인 리지아(데보라 커 분)를 파티에서 만나게 된다. 
    그때 네로 황제는 앉아있는 리지아를 가리키면서 비니키우스 장군에게 넌지시 이렇게 한 마디 한다. 
    “저 여자는 엉덩이가 너무 작잖아.”
     네로 황제는 앉아있는 리지아의 엉덩이가 큰지 작은지 어떻게 알았을까? 네로는 한 번은 엉덩이를 ass(궁둥이)로 또 한 번은 hip(둔부)로 표현하고 있다.
    ▲  네로 황제역으로 출연한 피터 유스티노브. /영화 홈페이지 캡처

    신체 각 부위의 크고 작음은 얼굴만 한 번 보고도 알 수 있는 것일까? 알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머리에서 발 끝까지는 그 나름대로의 일정한 규격성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영화 속의 데보라 커는 둘째로 치고라도 실제의 인물이었던 리지아는 엉덩이가 작은 것으로 보아 가슴은 큰 여자였을 것이 아마 틀림없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네로가 그것을 알아챌 수 있었겠는가. 인간은 다른 인간을 만났을 때 한 번 슬쩍 훑어보는 일별(一瞥)성 감식만으로도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지 또는 싫어할 것인지에 대한 호오 판단을 순간적으로 내릴 수 있다. 마치 권투 선수가 상대방의 잽이 언제 날아올지 예측하면서 자기 잽의 타이밍을 잴 수 있듯이 초(秒)를 쪼개서 볼 수 있는 그 미세한 시간의 공간 속에서 상대방을 예의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통계도 있다. 아침에 회사의 복도에서 아는 직원끼리 만나 목례,즉 눈인사를 교환할 때 그 사람의 미간에 잡히는 주름살의 각도가 사람에 따라 초차(秒差)를 두고 달라진다는 사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미간 주름의 각도가 달라지는가를 판별해 놓은 숫자적 기록도 있다. 네로 황제가 좋아하는 장군의 애인에게 넌지시 던진 그 한 마디는 인간의 순간적 감식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시인의 감성을 가졌던 네로 황제같은 예민한 인간은 여인의 입술 끝에 흐르는 요염기로 그 여인의 여성적 정체를 한 번에 알아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수하 장군 애인의 성격까지도 단번에 간취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네로 황제가 야유하듯 흘린 그 한 마디에는 그래서 “저 여자는 너한테 맞지 않아”하는 언중유골의 암시가 들어있었을지 모른다. 신체적 조건으로 그 여자와 맞는지 안 맞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도해 내는 일,그리고 다시 그것을 그 사람의 인격적 정체성에 대한 판단에까지도 이르게 할 수 있는 유용성, 그것이 곧 인간을 보는 감식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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