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영하 65도 야쿠티야 이야기

13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지는 아프리카 아닌 시베리아 바로 이곳

浮萍草 2015. 7. 7. 19:29
    시내 중심가.
    하공화국에는 멘델레프의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광석이 묻혀 있다. 다이아몬드,천연가스,석유,철,금 같은 자원뿐만 아니라 니오븀 같은 희토류도 세계 최대 매장지 중 하나이다. 동토의 땅 야쿠티야에 왜 이런 금속이나 자원들이 많이 묻혀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지구상에는 끊임없는 싸움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보석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다. 신은 인간들의 탐욕에 지쳐 갔다. 더 이상 교화시킬 수 있는 묘수가 없었다. 마침내 신은 결심을 한다. 지구의 땅속에 묻혀 있는 모든 보석을 거두어들이면 싸움이 그치지 않을까? 천사를 지구에 내려 보낸다. 지구에 있는 모든 보석을 거두어 하늘로 가져 오는 임무를 주었다. 천사는 신의 명에 따라 지구의 모든 보석을 거두었다. 그리고 하늘로 올라갔다. 무거운 보석을 품에 안은 천사는 하늘로 올라가는 지름길을 선택하였다. 지름길로 올라가던 천사는 손이 얼기 시작하였다. 더 이상 보석을 품에 안고 있을 수가 없었다. 보석은 아래로 떨어져 모두 땅속 깊이 박혔다.
    천사는 보석이 얼음 땅 속에서 보이지 않는 걸 보고 안심하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곳이 바로 야쿠트인들이 사는 야쿠티야였다. 야쿠트인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신화 이야기다. 신화가 야쿠트인답게 매우 겸손하게 구성되어 있다. 천사가 추위 정도를 못 이겨 보석을 떨어뜨릴 수 있을까? 어쩌면 다른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다. 보석은 하늘나라도 망칠 수 있다. 하늘로 가져가느니 욕심이 적은 사람들에게 맡겨 두는 게 낫지 않을까? 천사는 야쿠트인을 선택했다. 보석을 야쿠트인이 살던 야쿠티야에 묻어 두기로 결심했던 건 아닐까? 야쿠트인은 야쿠티야 땅에 적어도 500년 이상을 살았다. 정작 그들은 다이아몬드가 있는 줄도 몰랐다. 그게 뭔지도 몰랐다. 다이아몬드를 찾은 것은 러시아인들이다. 그들은 다이아몬드가 묻힌 곳에 살던 원주민들을 먼 곳으로 이주시켰다. 그 시대는 그게 통했다. 야쿠트인들이나 에벤키,에벤인들은 말없이 이삿짐을 쌌다. 그들은 그것 때문에 다투거나 싸우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가진 국영회사 ALROSA 본사
    아직도 다이아몬드 하면 남아프리카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하공화국이 다이아몬드 최대 생산국이 된 것은 이미 50년이 넘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매장지이면서 생산국이다. 러시아의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사하공화국에서 난다. 사하공화국에선 석탄이 많이 난다. 석탄이 많다는 것은 과거 이 땅에 나무가 많았다는 뜻이다. 지각 변동으로 나무들이 땅속에 묻혀 석탄이 되었다. 석탄은 탄소 덩어리이다. 이것이 더 단단한 결정체로 바뀌면 다이아몬드가 된다. 이 다이아몬드 광맥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50년대 후반이다. 이것이 산업으로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사하공화국에서 다이아몬드 광맥은 거대한 벨트처럼 이어진다. 우리나라 한반도의 15배가 되는 이 땅을 사각형으로 그려 본다. 중심에서 서쪽으로 북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긴 산맥이 있다.
    높은 산은 없다. 이 산맥을 따라 다이아몬드 광산이 펼쳐져 있다. 미르니,뉴르바,우다치니와 같은 도시들이 중심지로 연결된다. 더 올라가면 올례뇨크라는 곳이 있다. 최근에 발견된 새로운 광산이다. 미르니에 살던 에벤키족을 50년대 그곳으로 이주시켰다. 그런데 다시 그곳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된 것이다. 이제 러시아도 상황이 바뀌었다. 그곳의 주민이 된 에벤키족은 우리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이상 이주는 없다! 결판이 어찌 될지 궁금하다. 다이아몬드와 관련한 아쉬운 기억이 있다. 90년대 초 어느 한국 기업이 야쿠츠크에 다이아몬드 가공공장을 세우려고 했다. 거금을 투자하였다. 그런데 공장은 완공되지 못하였다. 공장 건설 책임자가 자금을 들고 도망친 것이었다. 한국 회사는 직원을 보내어 항의하였다. 다이아몬드 사업에 대해 사하공화국에서 보장하기로 한 문서를 내보였다. 계약서는 분명히 사하공화국의 책임을 명시하였다. 사하공화국 외교부는 문서를 다시 읽어 보도록 하였다. 계약 문서는 공장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사하공화국이 책임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건은 공장에 라인을 설치하기도 전에 발생하였으니 사하공화국에서는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야쿠츠크 시내의 다이아몬드 회사 중 한 곳.
    1994년에 사하-한국학교가 설립되었다. 한국어 선생으로 우리 학생들 넷이 가 있었다. 시장에서 한국 사람들을 보았다고 나에게 보고하였다. 그런데 인사를 하려고 하니 피하더라는 것이었다. 그 사람들이 바로 다이아몬드 공장 설립 문제로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들이었다.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는 그들은 모든 걸 비밀로 하려고 했다.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사하-한국학교에 텔레비전이라도 1대 사다주고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었으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똑같은 시기에 인도 회사가 야쿠츠크에 다이아몬드 공장을 세웠다. 그들은 다이아몬드 부스러기를 가공하는 영세한 규모였다. 먼저 야쿠츠크국립대학교에 인도문화원을 세웠다. 문화원이라야 조그만 방에 인도 물품과 인형 몇 개 갖다놓은 정도였다. 당시엔 그만해도 야쿠츠크에서는 화젯거리였다. 그 회사가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적인 회사가 되었다. 야쿠츠크에는 7개의 다이아몬드 가공회사가 있다.
    최근엔 일본계 회사가 여기에 진입하였다. 중국의 다이아몬드 시장이 2조원,일본이 1조원,힌국이 5천억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귀금속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계획은 꽤 오래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영세하다. 원인은 우리의 시장 구조에 있다. 특소세로 다이아몬드의 정상적 수입을 막아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다이아몬드의 대부분은 밀수품이다. 시장도 아주 왜곡되어 있다. 차라리 특소세를 없애면 귀금속 산업이 활성화되고 세공을 비롯한 일자리도 많이 창출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세수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야쿠티야는 한국이 진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에겐 야쿠티야에 사하-한국학교라는 명문 학교가 있다. 야쿠티야는 한국의 기술과 예술적 능력에 무한한 신뢰를 한다. 같이 손을 잡으면 중국과 일본 시장을 겨냥해서 화장품 산업처럼 보석 산업에서도 한류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Premium Chosun        강덕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 교수 kangds@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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