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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퇴계 이황 (2)

浮萍草 2015. 6. 30. 10:13
    반찬이 3가지를 넘지 않았던 퇴계 이황
    계 선생은 평생을 골-골하면서 지내셨는데, 체질이 특이한 편이었습니다. 
    체질에 관련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제자 김성일의 기록을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찍이 도산에서 선생을 모시고 식사를 할 때 보니, 밥상에는 가지, 미역, 무뿐이었다. 
    끼니마다 3가지 반찬을 넘지 않았고, 여름에는 마른 포(脯) 한 가지뿐이었다.”
    퇴계 자신도 “나는 참으로 박복한 사람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체한듯하여 속이 편하지 않고 반드시 쓰거나 담백한 것을 먹어야 장과 위가 편안하다”고 했습니다. 
    기름진 음식이 맞지 않고 가지, 미역, 무 같은 서늘한 성질의 반찬과 담백한 음식을 먹어야 속이 편한 것을 보면 사상체질 중의 ‘태양인(太陽人)’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태양인은 적합한 약물이 별로 없고 약효가 잘 나지 않는 특이체질인데 선생이 평생 질병으로 고생하신 것이 어쩌면 이 탓일 수도 있습니다.
    도산서원 전경. /조선일보 DB

    ㆍ병약한데다 특이체질이었던 퇴계선생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우선 퇴계선생이 평생 조심하고 절제했기 때문에 고희까지 수를 누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잔병이 없으면 자만하여 조심하지 않아 나중에 큰 병에 걸리게 되기 쉽지요. 사실 퇴계는 허약하게 태어나 젊었을 때부터 몸이 부실하고 질병으로 고생했는데, 더욱이 첫 부인과 둘째 부인을 모두 사별하고 둘째 아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것은 심적으로 엄청난 충격이 되었습니다. 스트레스를 점수로 환산할 때 가족의 죽음은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는 항목이죠. 그럼에도 70세까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스스로 지은 ‘활인심방(活人心方)’이라는 책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활인심방은 500년 가까이 진성 이씨 종가에만 전해 내려오다가 1973년에 일반에게 공개되었습니다.
    ㆍ활인심방은 어떤 책?
    ‘활인’은 막혔던 기혈(氣血)의 통로를 열어 올바른 순환이 되게끔 활력을 불어 넣어 생명력을 고무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을 살리고 몸속의 피가 활기차게 흐르게 하는 것이죠. 활인심방은 중국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아들 주권(朱權)이 쓴 ‘활인심(活人心)’에다 퇴계 자신이 생각한 내용을 더하고 새로이 ‘방(方)’자를 붙인 책입니다. 건강과 장수의 비법이 담겨 있지요. 주권은 ‘현주도인(玄洲道人)’이라 불릴 만큼 도가에 조예가 깊었기에 ‘활인심’은 도가의 양생사상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주된 이론은 인간이 걸리는 병의 뿌리는 마음에서 비롯되므로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것이죠.
    Premium Chosun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과장 kyjjc19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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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를 장수하게 한 중화탕은 어떤 약?
    ㆍ500년 전에 나온 건강법이 요즘에도 가치가 있을까?
    도학자들의 건강유지법을 적은`활인심방'부분.퇴계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렸다. /조선일보DB
    ‘활인심방’은 퇴계의 후대에까지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선비들이 공부와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심신수련 방법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500년 가까이 자손들에게 전해지며 집안의 건강 지침이 되어 왔던 겁니다. 2009년에 101세로 돌아가신 15대 종손도 자신의 장수비결이 ‘활인심방’이라고 했습니다. 책에 나온 대로 머리를 자주 빗고 이빨을 소리 나게 부딪치며 이마와 콧잔등을 자주 문질렀다고 합니다. ‘활인심방’은 퇴계 종가에만 전해오다 1973년에 세상에 알려졌는데 책으로도 출판되었고 안동 도산서원에서는 봄과 가을에 매달 한 차례씩 강의도 열리고 있습니다.
    ㆍ활인심방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활인심방’의 내용을 보면 중화탕(中和湯),양생지법(養生之法),치심(治心),도인법(導引法), 거병연수육자결(去病延壽六字訣),양오장법(養五臟法),보양정신(保養精神),보양음식 (保養飮食)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마음 수양이 기본입니다. 병의 뿌리는 업(業)이고, 업은 마음으로부터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과거의 기억과 경험으로 쌓여진 습관이 바로 업인데,업은 마음이 움직여 생긴다는 이치를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병은 의원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수양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치심(治心)을 위한 구체적인 처방으로 중화탕(中和湯)과 화기환(和氣丸)을 제시하였는데, 중화탕은 항상 실행하는 것이고 화기환은 본인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응용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ㆍ중화탕(中和湯)은 어떤 약?
    중화탕은 마음을 중화시켜주는 약이라는 의미입니다. ‘중(中)’은 마음의 중심을 뜻하고,‘화(和)’는 고르고 치우침이 없다는 뜻이므로, 모든 것을 중도(中道)로 화합시키는 것이죠. 즉,인간의 성정(性情)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과불급(過不及)이 없는 상태를 이릅니다. 그런데 실은 먹는 탕약이 아니라 무형의 정신적인 약입니다. 30가지 마음의 자세를 잘 섞어 만든 이 방법을 사용하면 원기를 굳건히 보존하고 나쁜 기운이 침범하지 못하게 해 병이 생기지 않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였죠.
    Premium Chosun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과장 kyjjc19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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