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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퇴계 이황 (1)

浮萍草 2015. 6. 25. 11:33
    퇴계가 평생 골골하며 병약했던 이유
    퇴계 선생 초상. /조선일보 DB
    리나라의 대표적인 성리학자로서 유학사의 거대한 줄기를 이룬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몸이 상당히 허약했고 자주 병에 걸려 수시로 벼슬자리에서 물러나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세까지 사셨으니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장수한 편인데 퇴계 선생이 병약해진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ㆍ태어날 때부터 허약했던 퇴계
    퇴계는 부친 이식과 모친 춘천 박씨부인 사이의 7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학문 연구에 밤낮을 가리지 않던 부친은 39세에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다음 해에 사망하였기에 퇴계 선생은 생후 7개월 만에 부친을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성장했던 것이죠. 그리고 부친과 마찬가지로 너무 열심히 공부에 몰두하느라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20세 때 용수사에서 먹고 자는 것도 잊은 채 ‘주역’을 읽고 그 뜻을 밝히는 데 몰두하여 건강을 해치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평생 동안 몸이 마르고 쇠약해지는 병에 시달리게 되었던 것이죠.
    ㆍ20세 때부터 몸이 쇠약했다면 과거 공부는 어떻게 했나?
    퇴계는 6세 때 이웃에 사는 노인에게 ‘천자문’을 배우는 것으로 학문을 시작하여 12세 때는 병으로 휴직하고 집에 와 있던 숙부에게 ‘논어’를 배웠습니다. 13세와 15세 때에 형과 사촌 자형을 따라 청량산에 가서 공부했고 16세 때에는 사촌 동생과 친구를 데리고 봉정사에 들어가 독학하기도 했습니다.
    17세 때 안동부사로 재임 중이던 숙부가 별세하여 물을 곳도 없게 되자 스승 없이 대부분을 혼자 공부했다고 합니다. 23세에 성균관에 입학했는데 당시는 기묘사화 직후라서 유생들의 풍조가 문학만 숭상하고 도학(道學)을 기피했습니다. 하지만 퇴계는 도학 공부에 몰두하다 보니 과거에 3차례나 낙방했고, 28세에 진사에 합격하고, 34세에 대과에 급제하여 벼슬살이를 시작했습니다.
    Premium Chosun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과장 kyjjc19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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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7통의 남긴 편지 중 질병 관련이 219통
         
    ㆍ결혼 생활에서도 스트레스가 엄청났던 퇴계
    퇴계 이황 글씨 교본.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계는 21세에 허씨 부인과 혼인했는데 27세 때 부인이 둘째 아들을 낳고 한 달 만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30세에 안동에 귀양와 있던 권질(權礩, 1483-1545)로부터 딸을 거두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고 재혼하였는데 권씨 부인은 정신이 흐려진 상태였으므로 집안 살림을 제대로 꾸려 나가기 힘들었기에 선생의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숙부가 형장에서 맞아 죽고 숙모가 관비로 끌려가는 등 집안이 풍비 박산 나는 것을 겪으면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죠 그나마 권씨 부인도 첫 아이 출산 중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토록 힘든 가정상황이었으니 건강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퇴계의 첫 부인이 사망한 뒤의 자녀 양육과 살림은 측실이 들어와 맡았다고 합니다. 퇴계의 장남 준은 61세까지 살았으나 차남 채는 태어나자마자 모친을 여읜 탓인지 22세로 요절했습니다. 손자인 안도와 순도는 부친상을 당한 다음 해에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고, 영도는 비교적 장수했습니다. 이후로는 자손이 번성했다고 합니다.
    ㆍ기록으로 전하는 퇴계의 건강 상태
    퇴계는 질병 때문에 관직에서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사임하는 일이 20차례 정도나 됐고 37세에 어머니를 여의어 삼년상을 치르면서 건강이 매우 악화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퇴계의 건강이 염려되어 55세와 66세 때는 왕이 의원을 보내어 진료를 받게 한 적도 있었죠. 퇴계가 얼마나 질병에 시달렸는지, 건강이 얼마나 그의 관심사였는지는 그의 편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퇴계가 남긴 937통의 편지 가운데 질병에 관한 사연이 219통이나 됩니다. 퇴계는 자신의 병증을 ‘창증(脹證)’과 ‘담증(痰證)’이라고 했습니다. 창증은 배가 불러올라 숨이 차고 대소변이 고르지 못한 증상이 있고 담증은 몸속의 물기가 유통되지 못하고 엉켜서 가래처럼 끈적끈적해진 담이 쌓인 것으로 몸에 각종병을 일으킵니다. 담은 밖으로부터 습기나 찬 기운,혹은 열 기운을 많이 받거나 음식이나 물,술을 많이 먹어서 생기거나 혹은 신경을 많이 써서 기가 소통되지 못하고 맺힌 경우에 생기기도 합니다.
    ㆍ열심히 공부만 하고 수면과 영양이 부실한 학생은 탈이 생길까?
    잠을 적게 자면서 먹는 것이 부실하다면 몸속의 음기가 약해지게 됩니다. 특히 겨울철에 밤늦도록 공부하고 영양이 부실한 경우에 음기가 부족해져 열이 위로 치밀어 오르는데 그런 증상을 ‘음허화동증(陰虛火動證)’이라고 합니다. 오후가 되면 열이 올라 머리와 얼굴이 벌겋게 됐다가 조수처럼 내려가고 잠잘 때 식은땀이 흥건히 나며 손발바닥이 뜨겁습니다. 또 몸이 수척해지며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잘 오지 않는데 잠잘 때 정액을 흘리는 ‘몽정(夢精)’ 이나 성욕이 항진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지요. 요즘의 폐결핵이 여기에 해당되는데,청춘기에 발병이 많은 편입니다.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단식하다가 폐결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죠. 음허화동증에는 인삼,황기,녹용 같이 양기(陽氣)를 보강하는 보양제를 쓰면 안 되고 지황,더덕,거북의 등껍질 같이 찬 성질로서 음기(陰氣)를 보충하는 보음제가 적합합니다.
    Premium Chosun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과장 kyjjc19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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