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한식의 탄생

[19] 청포묵

浮萍草 2015. 6. 9. 19:30
    봄날 저녁에 먹던 밤참… 녹두로 투명하게 만들어내
    이경호 기자
    포묵〈사진〉은 봄날 저녁에 먹던 밤참이었다. 경도잡지(京都雜志·1770년)에'탕평채(蕩平菜)는 녹두유(綠豆乳·청포묵),돼지고기,미나리 싹을 실같이 썰어 초장에 묻힌 것으로 매우 시원하여 봄밤에 먹기 좋다'고 나온다. 묵에 관한 최초 기록은 1737년 발간된 고사십이집(攷事十二集)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문헌을 보면 '청포(靑泡)는 녹두로 두부처럼 만든다. 그러나 자루에 넣고 누르는 것이 아니라 목기에 담아서 응고시킨 후 이용한다. 가늘게 썰어 초장에 무쳐 나물로 한다' 고 제조법이 소개된다. 묵이란 한글 단어는 방언집석(方言集釋·1788년)에 '菜豆腐(채두부) 묵'이라고 처음 나온다. 채두부란 채소로 만든 두부란 뜻이니 묵을 두부의 일종으로 본 것이다. 19세기 중반 발간된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콩이 없을 때 녹말,칡가루,메밀가루,도토리가루, 율무가루 등을 이용한 다양한 두부 만드는 법이 나온다. 이전부터 있던 두부 제조법이 18세기 이후 묵에 이용된 것이다.
    청포묵은 녹두로 만든 하얗고 맑은(淸) 투명한 묵이다. 여기에 치자물로 빛깔을 내면 맑은 노란색이 나는 황포묵이 된다. 청포묵이나 황포묵은 맛으로 먹던 음식이었지만 도토리묵은 3~5월 춘궁기 생존을 위해 먹은 구황(救荒) 음식이자 화전민의 주식이었다. 화전민이 생계를 위해 먹던 도토리묵과 동동주를 산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팔면서 대중적 음식이 됐다. 녹두묵이 봄날 저녁에 먹던 밤참이었고 도토리묵이 화전민의 구황 식품이었다면 메밀묵은 찹쌀떡과 함께 일제강점기부터 겨울 저녁 최고 밤참이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메밀묵 사려"란 애처로운 소리로 밤은 깊어갔다.'(1971년 12월 15일자 경향신문)
    Premium Chosun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