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한식의 탄생

[20] 두부

浮萍草 2015. 6. 10. 10:30
    15세기 지배층이 먹던 귀한 음식… 포·두포·조포 등 다양하게 불려
    1861년 쓴 월여농가(月餘農歌)에 두부는 이맘때인 음력 3월의 시식(時食)으로 나온다. 두부에 관한 첫 기록은 고려 말 문신·학자인 이색(李穡·13 28~1396년)의 목은집((牧隱集)에 등장한다. 목은집에는 두부가 여러 번 나오는데 '기름에 두부 튀겨 잘게 썰어서 국을 끓일' 정도로 단단한 일반 두부를 썼다. 조선 전기 문신·학자 서거정(徐居正·1420~1488년)이 쓴 사가집(四佳集)에'보내온 두부는 서리 빛보다도 더 하얀데(餉來豆腐白於霜) 잘게 썰어 국 끓이니 연하고도 향기롭네(細截爲羹軟更香)' 라고 나온다. 당시 두부는 지배층이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주로 탕으로 많이 먹었다. 산가요록(山家要錄·1450년·사진)에는 짜거나 누르지 않은 가두부(假豆泡) 즉 순두부가 나온다. 순두부에서 보자기를 써 간수만 뺀 것은 연두포(軟豆泡) 즉 연두부라고 불렀다. 연두부를 틀에 넣고 눌러 물기를 빼면 일반 두부가 된다. 15세기에 이미 지금까지 즐겨 먹는 세 가지 두부를 모두 쓴 것이다. 두부의 호칭은 두부와 더불어 포(泡)·두포(豆泡)를 자주 썼고 두부를 만드는 절인 조포사(造泡寺)의 조포도 두부를 부르는 이름으로 썼다. 지금도 경상도 지역에서는 조포란 말을 쓰고 있다. 정약용은 아언각비(雅言覺非·1819년)에서'두부의 이름은 본래 백아순(白雅馴)인데,우리나라 사람들이 방언이라 생각하여 따로 포(泡)라 했고 그것은 거품을 형상화한 것으로 또 다른 이름은 숙유(菽乳)라고 한다'고 적고 있다. 숙유는 '콩으로 만든 우유'라는 뜻으로 이 때문에 두부는 치즈를 모방해 만든 것이라는 설도 제기된다.
    허균은 도문대작(屠門大嚼·1611년)에서'두부(豆腐): 장의문(藏義門) 밖 사람들이 잘 만든다. 말할 수 없이 연하다'고 적었다. 오래된 기록은 없지만 허균의 고향인 강원도 강릉에는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한 순두부인 초당두부가 있다. 허균의 아버지 허엽(許曄)의 호 초당(草堂)을 붙인 것이다. 간장으로 간한 달보드레한 순두부 한 그릇이 따스한 초봄 햇살처럼 입맛을 돋운다.
    Premium Chosun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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