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한식의 탄생

[16] 청국장

浮萍草 2015. 6. 8. 16:00
    된장보다 빨리 익어 전쟁용 음식이었다
    국장은 왕부터 서민까지 한민족 누구나 즐겨 먹어온 겨울 음식이다. 1796년 정조의 화성 행차를 한글로 기록한 '뎡니의궤'(整理儀軌)에 등장하는 '쳥국쟝'은 청국장에 대한 첫 기록이다. 한민족이 청국장을 언제부터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 없지만 길게 잡으면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408년 당시 백제 땅이던 전남 나주 흥덕리 고분에서 발굴된'묵서명(墨書銘)'에'염시(鹽豉)'가 나오기 때문이다. '시(豉)'는 메주를 뜻하는 한자로 흔히 통하나 청국장일 가능성도 매우 높다. 19세기 중엽에 쓰인'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전국장(戰國醬)'이 네 번 등장하는데'시(豉)를 우리 나라에서는 전국장이라고 부른다'고 적고 있다. 1527년 최세진이 쓴 한자 학습서'훈몽자회'(訓蒙字會)에도'젼국 시'로 나온다. 된장보다 숙성 기간이 짧은 청국장은 쉽게 만들어 빨리 먹을 수 있어서 전쟁용 음식에서 비롯됐다는 설(說)도 있다. 조선 후기 문신·학자 김간의 시문집'후재집'(厚齋集·1766)에는'전국장(戰國醬)은 칠웅전쟁(七雄戰爭) 때 만들었다고 하는데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는 알지 못한다'라고 적혀 있다. 청국장이 전쟁용 음식이란 속설에 관한 가장 오랜 기록이다. 청국장으로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을 최초로 소개한 기록은 1766년 쓰인'증보산림경제'다. 여기서는 청국장을 '전시장(煎豉醬)'으로 표기하고'속칭 전국장(戰國醬)으로 부르기도 한다'며'서리가 처음 자욱이 앉을 때에 햇콩을 푹 삶아내고 짚자리로 싸서 온돌에 3일 동안 두어 실 모양의 곰팡이가 생기면 꺼내 찧어서 가지, 오이,무 따위를 섞어 먹는다'고 나와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 음식이 '규합총서'(1809)에는 '청육장(淸肉醬)'으로 나온다. 전라도에서는 청국장에 돼지고기를 넣어 먹고 충청도에서는 청국장을 담북장 혹은 퉁퉁장이라고 부른다. 서울에서는 소고기 곰국을 끓여 청국장에 부어 먹는 '짜개 청국장'(1987년 10월 2일 경향신문)이 겨울철 별미로 유명했다.
    Premium Chosun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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