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가족 이야기

21 "날씬하고 예쁜 여성 기상캐스터 내세우는 방송사는 남성 모독하는 것"

浮萍草 2015. 5. 4. 11:45
    제59차 UN 여성지위위원회에 참가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UN본부에서 고위급 원탁회의에 참가해 발표를 하는 모습./뉴시스
    난 3월 뉴욕에서 제59차 UN 여성지위위원회가 열렸다. 회의 전날 관계자들이 모여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날 대화는 회의 주제인 양성평등이었다. 누군가가 기상캐스터 얘기를 꺼냈다. 우리나라 기상캐스터는 왜 날씬하고 예쁜 젊은 여성들만 할까? 다들 미스코리아 아니면 모델 같다. 또 옷은 어떻고? 미니스커트, 몸에 달라붙는 옷.매일같이 패션 감각이 뛰어난 예쁜 옷들을 입고 총출동한다. 그러니 날씨예보가 아니라 패션쇼를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기상캐스터가 연예인으로 가는 길목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대화 장소가 미국인지라 미국의 기상캐스터와 비교도 해본다. 차이가 확연하다. 미국은 기상캐스터가 관록과 경험이 풍부해 보이는 중년 남성이나 여성들이 많다. 다들 뚱뚱하거나 건장해 보인다. 젊고 예쁜 기상캐스터의 미모와 패션은 특정 방송국 이야기가 아니다. 공중파 방송 3사 공통된 이야기이다. 왜 미모와 패션을 내세울까? 한 남자 참석자가 설명한다. “남자들을 위한 배려일 것입니다”,“메인 뉴스가 끝나고 스포츠뉴스를 기다리는 남성들을 위해서 배려하는 게 아닐까요?” 다들 무슨 뚱딴지같은 해석이냐고 한마디씩 한다. 동석했던 남성 외교 고위 관계자의 반격. “말도 안 돼요. 그건 남성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대한민국 남성에 대한 모독입니다. 배려라는 자체가 더 모독이네요. 우리를 어떻게 알고!” 알고 보니 그 ‘의식남’은 벌써 이를 개선해 달라고 방송 3사에 건의한 행동파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아직 아무도 시정할 생각을 안 한다고 덧붙인다. 이참에 남성모독죄를 모두 모아서 고발해보시라 권해 볼까? 아님 국회청원이라도? 어느 날 TV를 보는 데 종편에서 사회자가 여성정치인들의 미모를 비교해가며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제목도 용호상박 미모 대결이다. 그녀들은 실력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인재들인데 미모가 더 주목을 끄나 보다. 왜 우리가 그녀들의 미모 비교를 봐야 하느냐? 남편의 대답은 시청률. 잘못하다간 남성을 모독하지 말라는 얘기가 또 나올 것 같다. 본의든 아니든 그녀들도‘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의식남’이 이야기하는 남성모독죄에 출연한 셈이다. 남성모독죄의 기본형량은 채널 딴 데 돌리기 아니면 TV 끄기! 이때 슬그머니 꺼야 한다. ‘에구 저런 프로 보기 싫어“했다가는 바로 돌아오는 대답은? “왜? 저렇게 예쁘지 않으니 샘이 나서 그러지.” 아니면 “여자의 적은 여자야.”등등. 뻔하다. 그런 말 들을 바에는 차라리 이렇게 말해 버리는 것이 속 편하다. “그래요. 저렇게 예쁘지 않아서 죄송해요. 하지만 이것은 남성모독죄 아니죠?”
    Premium Chosun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bslee88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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