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재벌가 인사이드

36 재벌가 사위는 족쇄인가,축복인가

浮萍草 2015. 3. 4. 13:15
    김재열 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왼쪽)과 문성옥 신세계
    인터네셔날 부사장/조선 DB
    60,70년대 재벌가의 결혼은 정계 실력자와 맺어지는 정략 결혼이 주류였다. 사위 역시 그런 집안에서 골랐다. 그 뒤 법조인이이나 의료인 등과 같은 맞춤형 사위로 전환하다 현재는 대부분 통혼(집 안끼리 내락으로 맺어진)이 주류를 이룬다. 삼성가의 사위에서 현재 이혼조정 중인 임우재 부사장과 같은 특별한 케이스도 있으나 이는 말 그대로 특별한 케이스다. 지난해 말 대기업 정기 인사에서 주목받는 사위들이 있었다. 삼성가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 총괄 사장으로 옮긴 인사와 범 삼성가로 볼 수 있는 신세계 백화점 그룹 문성욱 부사장의 업무 변경 인사는 유독 눈길을 끌었다. 이 두사람의 인사를 놓고 재계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물먹은 인사냐, 배려 인사냐는 논쟁이다. 김재열 사장의 인사는 언뜻 보기에는 좌천된 인사로 비쳐질 수 있다, 제일기획에서 스포츠사업만 총괄하기 때문이다. 사무실도 서울 이태원 제일기획 본사 사무실이 아니고 서초동 삼성본관의 별도 사무실이다.
    또한 제일기획은 그의 부인인 이서현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자리다. 이러한 단순한 내용으로만 봤을 때는 삼성의 주류에서 멀어진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삼성에 정통한 인사들은 하나같이 김 사장을 배려한 의미있는 인사로 평가한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전 줄곧 수행할 정도로 총애를 받았고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과정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삼성의 모든 스포츠단을 한군데 몰아 그에게 책임지도록 하면서 후에 IOC위원을 시키려는 배려라는 해석이다. 김 사장은 미 스탠퍼드대학MBA 출신에다 동아일보 사주의 아들이다. 대한빙상연맹 회장,대한체육회 부회장,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대표팀 선수단장 등으로 활약하며 국제 스포츠계에도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왼쪽)와 이성훈 휠라
    코리아 부사장/해태제과 제공, 한국 CFO협회 제공
    문성욱 부사장은 지난 그룹 정기인사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 패션1본부장(부사장)으로/업무위촉 변경’ 발령을 받으며 자리를 옮겼다. 기존 이마트 해외사업 총괄 대표(부사장)에서 보직을 변경하자 ‘뒷말’이 무성한 것이다. 문 부사장은 신세계그룹 총수 이명희 회장의 외동딸인 정유경 부사장의 남편이다. 즉,신세계가(家)의 사위인 동시에 그룹 후계자인 정용진 부회장의 매제인 셈이다. 문 부사장은 이마트에 몸담는 동안 해외 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 왔다. 특히 부진을 거듭해 온 중국 사업의 체질 개선 작업을 직접 주도하며 사업 정상화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기대만큼 큰 성과는 못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부에선 그를 배려한 인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 부사장이 자리를 옮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 그룹 패션사업의‘첨병’역할을 맡고 있는 계열사다. 패션사업은 문 부사장의 아내이자 이명희 회장의 외동딸인 정 부사장의 전문영역이다. 정 부사장은 일에 대한 욕심과 애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부사장은 정 부사장과는 경기초등학교 동창으로 인연을 맺어 지난 2001년 결혼했다. 시카고대 경제학과를 졸업 SK텔레콤 기획조정실과 소프트뱅크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결혼 후부터 신세계 그룹에 줄곧 몸담았다.
    신세계 기획팀 부장,신세계I&C(Information & Communication Inc) 전략사업담당 상무,신세계 I&C 전략사업본부 본부장 상무 및 부사장,이마트 중국본부 전략 경영총괄 부사장,해외사업 총괄 부사장 등의 요직을거쳤다. 장모인 이명희 회장의 총애도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이번 인사가 그를 배려한 인사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윤영달 크라운 해태제과 그룹 회장의 사위인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와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의 사위인 이성훈 부사장은 재벌가에서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사위로 정평나 있다. 신정훈 사장은 ‘허니버터칩’이라는 스넥을 출시, 제과업계에서 대 히트를 쳤다. 허니버터칩은 그가 직접 기획한 제품이어서 다시 한 번 그의 능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외국계 경영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하며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인수작업을 진행하던 때 이미 윤 회장의 외동딸인 자원 씨와 결혼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2005년 해태제과 상무 영입에 대해 외부의 곱지 않은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2008년 멜라민 파동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는가 하면 이번에 허니버터칩을 내놓아 윤 회장으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MBA를 거쳐 외국계 경영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하다 영입됐다. 재계에선 윤 회장이 아들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의 후계 승계를 고심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아들에겐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를 맡기고 사위에게 해태제과를 물려줄 것이란 얘기들이 돌고 있다.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왼쪽)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조선 DB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사위인 이성훈 휠라코리아 부사장의 행보도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는 2011년 미국 골프 용품 회사인 아큐시네트를 12억2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회사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인물이다. 아큐시네트는 골프 용품 세계 1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회사다. 이 부사장은 아큐시네트 인수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한국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CFO)협회가 주최하는 ‘2013 한국 CFO 대상’ 시상식에서 인수·합병(M&A)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이 사례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케이스 스터디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5년 윤 회장의 딸 윤수연 씨와 결혼한 그는 현재 휠라코리아의 CFO다. 이 부사장은 휠라코리아 합류하기 전부터 ‘재무통’으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로체스터대 MBA를 졸업한 그는 삼성증권 IB사업본부 M&A팀, 엔씨소프트 재무전략 담당을 거쳐 2007년 휠라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재벌가 사위로 승승장구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혼이라든가 오히려 족쇄가 돼 구치소 신세를 지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사위들이 이혼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셋째 사위인 신성재 전 하이스코 사장의 지난해 6월 전격 이혼 발표가 있었다. 이혼 발표 3달만인 9월엔 대표이사직도 해임돼 역시 현대가 답다는 얘기들이 재계에 돌았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신 전 사장의 지난해 받은 급여액이다. 신 전 사장은 급여와 퇴직금을 합쳐 90억9900만원을 받았다. 이는 국내 상장사 등기임원 보수 중 2번째 많은 액수다. 회사측에선 급여와 성과급은 10억2300만원이고 나머지 80억 7600만원이 퇴직금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혼 대가를 엿볼 수 있는 금액이다. 반면에 삼성가의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은 ‘이혼 한다’라는 공식 발표후 지금까지 이혼은 하지 않은 상태다. 자식 양육권을 놓고 지금도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룹에 정통한 인사는 ‘양육권’은 나타난 이유일 뿐 다른 부분에 이견이 있어 지금까기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필자에게 귀띔했다. 재벌가 사위이기 때문에 교도소 신세를 지는 이도 있다.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이다. 현 회장은 1조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발행해 수만명의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히고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에 있다. 현 회장은 잘알려진 대로 최고의 명문가(조부가 고려대 총장을 지냈고 부친은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했다)집안에다 수재형 경영인이었다. 서울법대 3학년 때 사법고시에 합격, 검사로 있다가 동양그룹 창업주인 이양구 회장의 맏사위로 들어가 그룹을 이끌다가 구속된 케이스다. 재벌가 사위가 아니었으면 원로 법조인으로 여유있는 여생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재벌가 사위가 오히려 독이 된 케이스다. 이 외에도 대그룹의 사위인 J씨와 S씨 등은 현직을 맡고 있어도 실권과는 거리가 먼 무늬만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가 사위들 모두가 결혼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서 특별한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본인의 능력이나 그 집안의 가풍 등이 결혼 생활의 행복 여부를 좌우하고 있다고나 할까.
    Premium Chosun        홍성추 조선일보 객원기자 sch8@naver.com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