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마음 읽기

못살게 구는 부장에 주먹 날리고 싶었던 朴과장, 참으면서 손떨림 시작된 이유는…

浮萍草 2015. 1. 24. 06:00
    사원인 경석(가명)씨는 한 달 전부터 갑자기 오른손이 심하게 떨렸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러다가 손이 마비되는 증상까지 와서 일하기 힘들 지경이 되었다. 병원에 가서 온갖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 이상도 찾을 수 없었다. 손떨림 증상은 공교롭게도 새 부장과 일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인사이동으로 경석씨가 속한 부서를 새로 맡게 된 부장은 이전 부장과 달리 경석씨와 마음이 맞지 않았다. 부장은 경석씨를 수시로 불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야단을 쳤다. 경석씨의 스트레스는 점점 더 커졌다. 마음속에 부장에 대한 분노가 들끓었다. 어느 날 경석씨는 또 부장에게 불려가 혹독하게 야단을 맞고 있었다. 그 순간 부장 얼굴을 한 대 세게 후려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일어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바로 그때 경석씨의 손떨림 증상이 시작되었다. 경석씨가 겪고 있는 증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프로이트는 인간 정신에'원본능'(id),'자아'(ego),초자아'(superego)라는 세 가상적 심리 구조가 있어,이들이 서로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원본능'은 인간이 가진 모든 중요한 본능을 말한다. 성욕과 공격성이 대표적이다. '초자아'는 양심과 가장 가까운 개념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질책해 올바르게 살라고 한다. '자아'는 바로 나 자신이다. 자아는 원본능과 초자아를 포함해 자기 자신을 통합,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평상시엔 이 세 가지가 자아를 중심으로 힘의 균형을 이뤄 정신적 평형 상태를 유지한다. 만약 원본능과 초자아의 힘이 너무 강해져서 자아가 밀리면 어떻게 될까? 제일 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불안'이다. 불안을 느낀다는 건 정신적 평형 상태가 깨져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신호이다. 불안은 마음속 위험 징후를 미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불안이 너무 강해지면 자아의 견제 조정 기능이 마비되면서 결국 노이로제라는 병적 상태가 발생한다. 경석씨가 부장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싶었던 그 순간은 원본능의 하나인 공격성이 너무 커져 통제가 어려워진 상태가 됐음을 의미한다. 그때 자아는 비상수단으로 오른손 떨림증과 마비 증상을 일으켰다. 그렇게 해서라도 공격성이 과도하게 표출되는 걸 막았던 것이다. 20대 초반의 대학생인 주영(가명)씨는 1년 전부터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건만 보면 불안해지고 그것을 피하려는 강박 증상이 생겼다. 온종일 플라스틱 물건을 피할 궁리만 하다 보니 결국 학교도 못 가고 방에만 틀어박혀 지내게 되었다. 이런 증상은 어머니와 이혼하고 다른 여성과 재혼한 아버지를 만나고 온 다음에 생겼다. 그날 주영씨는 아버지와 말다툼 끝에 욕을 하고 폭력까지 휘둘렀다. 그래도 아버지인데. 무의식적 죄책감이 커지면서 불안해졌다. 이 무렵 그는 플라스틱 물건에서 몸에 해로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신문 기사를 우연히 읽고 새로운 불안감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자아는 아버지와 맺은 관계에서 비롯된 불안을 덮어버리고 대신 환경호르몬에 대한 불안으로 갈아타는 것을 선택했다. 그러는 게 덜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결국 플라스틱 물건을 피하려는 강박 증상으로까지 발전했던 것이다. 우리 마음속에서 원본능과 자아, 초자아는 서로 갈등하며 끊임없이 부딪친다. 평형 상태를 이루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균형이 무너져서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기도 한다. 불안이 느껴질 땐 이미 이런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이다. 정신 활동은 고요하고 평화롭게 흘러가는 물줄기가 아니다. 오히려 속에서 조용히 들끓고 있다가 불쑥 폭발하는 화산에 가깝다. 이런 마음속 불균형을 미리 감지해 폭발을 예방할 수 있다면 우리를 피폐하게 만드는 노이로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Chosun ☜       유범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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