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18] 라벨

浮萍草 2015. 1. 7. 09:12
    '핸드메이드' 자랑하기? 떼고 입으세요
    오종찬 기자
    군가의 취향을 가늠하는 척도는 그가 고른 물건의 품질이랄 수 있겠다. 배우자 혹은 이성친구를 보면 취향의 수준이 쉽게 결정 난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여러 여성을 만나고 나의 배우자로 적합할지 저울질해보곤 했다. 그 기준 중 하나가 옷소매다. 소매단에 '핸드메이드(Hand Made)'라는 라벨을 붙인 여자는 결코 두 번 만나지 않았다. 너무 야박한 것 아니냐고 힐난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자기 옷이 핸드메이드임을 만천하에 자랑하는 사람이 좋은 취향을 가진 경우는 별로 못 봤다. 게다가 정말 품질 좋은 옷은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곳에 손으로 만들었다고 과시하지 않는다. 브랜드 로고나 취급(케어)·소재 라벨〈사진〉은 입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게 부착하는 것이 상식이다. 문화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국가에서는 품질보다 브랜드와 유명세 위주로 쇼핑이 이뤄지고 그래서 로고가 크게 박힌 제품이 더 잘 팔린다. 이런 저급한 마케팅은 많은 남녀의 코트와 재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식상해졌는지 요즘은 자주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몇몇 '아저씨'들은 여전히 자신의 핸드메이드 코트를 자랑하고 계시지 않는가? 한때 갱스터랩을 부르던 몇몇 가수가 브랜드 태그를 떼지 않은 옷을 입고 나와 패션에 민감한 이들을 경악하게 한 적이 있다. 당신이 갱스터랩퍼가 아니라면 그리고 부를 과시하는 치졸한 졸부가 아니라면 옷소매의 핸드메이드 라벨은 새 옷을 사자마자 떼버리시라. 돈이 많아서 부유한 게 아니라 멋 내기 감각이 부유한'오빠'라면 자신의'감각적 부'를 과시할 때 더 우아하고 멋지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