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20] 클러치백

浮萍草 2015. 2. 11. 10:38
    날씬하게 손에 쥔 '일수가방'의 변신
    은 깍두기 머리에 굵은 금목걸이,목걸이와 세트로 보이는 금장시계…. '어둠의 세계'에 속한 남자들을 떠올리는 이 스타일을 완성하는 아이템은 흔히 '일수가방'이라 불리는 손가방이다. 그 때문일까? 가뜩이나 들고다닐 게 많은 아저씨들은 애써 가방을 멀리하며 양복저고리 안주머니와 바깥쪽 주머니 까지 뚱뚱하게 만들며 신사의 매무새를 망치고 있다. 급기야 아내 핸드백까지 영역 침범을 하니 신사의 도리마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남자들이 들고다녀야 하는 물건을 꼽아 보자. 별 쓸모도 없는 각종 기능이 더해지며 점점 커지고 비싸지는 스마트폰과 두꺼운 지갑은 기본. 자동차 스마트키, 출입용 보안카드도 집과 사무실 포함 적어도 두 개는 된다. 여기다 일정 관리에 필요한 수첩이나 교양을 위해 준비한 시사 주간지까지 이 많은 물건을 주섬주섬 주머니에 넣다 보면 날렵하고 품위 있게 다듬은 오빠의 실루엣은 어김없이 망가진다. '클러치가방(clutch bag)'을 활용하면 어떨까. A4 사무용지 정도 크기로 한 손에 가볍게 들거나 겨드랑이에 끼고 다닐 수 있는 작고 아담한 가방이다. 지나치게 큰 가방이 거추장스러운 용기 있는 오빠들이 클러치가방을 들기 시작했다.
    시중에도 다양한 디자인의 클러치가방이 나와 있다. 처음 들기가 어색하나 익숙해지면 이보다 편할 수 없다. 대부업 종사자처럼 보일까 걱정된다고? 가방에 모든 걸 담지 않으면 된다. 가방이 너무 불룩하면 일수가방처럼 보인다. 철 지난 영수증, 일년 동안 한 번도 쓰지 않은 포인트카드만 덜어내도 지갑은 절반으로 얇아진다. 매일 똑같은 가방을 습관적으로 드는 버릇도 이번 기회에 바꿔보자. 시간·장소·상황에 맞춰 옷을 갈아입듯 가방도 바꾸는 게 마땅하다. 들고다니기 귀찮다고 주섬주섬 주머니에 쑤셔넣어 앞뒤로 불룩해진 모습보다는 클러치백으로 말끔히 정돈해 날렵하게 걸어다니는 모습이 오빠의 진정한 멋이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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