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17] 포켓 스퀘어

浮萍草 2014. 12. 24. 09:54
    그냥 흰 천 아닙니다, 신사의 필수품입니다
    일 구스토 델 시뇨레 제공
    복 가슴주머니에 포켓스퀘어(pocket square)를 즐겨 꽂는 필자가 어느 날 은행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창구 직원은"요즘 유행하는 손수건 꽂으셨네요"라고 인사해왔다. 아뿔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포켓스퀘어가 시류에 영합하는 가벼운 유행으로 치부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이었다. 이 얼마나 슬프고도 비참한 문화적 참사인가? 양복 주머니에 꽂는 장식용 천 '포켓스퀘어'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효과는 대단하다. 어느 날 지하철을 탔다. 같은 칸 끝쪽에 앉은 남자의 하얀색 포켓스퀘어가 단박에 눈에 들어왔다. 당시엔 포켓스퀘어를 하는 남자가 드물었다. 정장을 갖춰 입은 것도 아니었고 넥타이까지 풀어헤친 상태였지만 흰색 포켓스퀘어가 회색 정장 차림의 그를 깔끔해 보이게 했다. 멀리서 봐도 다른 남성들과는 확연히 다른 세련되고 단정한 모습이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놀랍게도 포켓스퀘어가 아니라 차곡차곡 접은 메모지였다. 제대로 된 포켓스퀘어가 아닌데도 단정하고 정돈된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첫 포켓스퀘어를 고민하고 있다면 어떤 양복 소재나 넥타이,상황에도 어울리는 흰색 리넨으로 된 제품을 권한다. 접는 법은 다양하다. 비즈니스에 어울리는 포켓스퀘어는 단정하게 직사각형으로 접어 꽂으면 된다. 가장 격식 있고 예의를 차리는 방식이다. 좀 더 욕심낸다면 실크와 울이 섞인 제품을 고른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화려하게 접는 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화려한 색상의 제품을 넥타이 등 다른 액세서리와 매칭해 연출하는 법을 연구해보는 것도 우아한 '오빠'가 시도해봄 직한 보람된 작업이다. 작은 천 하나가 당신을 날렵하게, 또 냉랭한 분위기를 깨는 아이스브레이커가 될 수 있게 해준다면 왜 시도하지 않겠는가?
    Premium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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