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15] 내복

浮萍草 2014. 11. 25. 07:00
    바지형 내복엔 속옷 입지 마세요
    침저녁 하얀 입김이 낯설지 않은 계절이 돌아왔다. 바야흐로 내복의 계절! 몇년 전까지만 해도 '내복 따위는 남자의 물건이 아니다'고 믿었다. 사회 분위기상 내복을 입기보단 오돌오돌 떨면서 추위를 참는 편이 더 쉬웠다. 하지만 굳이 참을 이유가 더는 없어 보인다. 발열 기능을 갖춘 맵시 좋고 편안한 내의들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내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에 잘 맞으면서도 땀 흡수가 빠르다. 온종일 따뜻하고 쾌적하며 활동성도 좋다. 아저씨와 오빠를 가르는 기준은 내의 자체보다는 입는 방식의 문제 같다. 아저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자신이 내복을 입었음을 만천하에 티 내는 데 있다. 허리를 숙이면 흉하게 드러나는 내복,양말과 함께 뒤엉켜 바짓단 아래 노출되는 내복,너무 두꺼워 바지에 주름을 더하는 내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내의=아저씨'등식을 만들어냈다. 한마디로 너무 큰 내복을 입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없이 살던 시절 내복을 자주 빨 수 없어 팬티와 내복을 겹쳐 입던 습관도 한몫한다. 내복은 그야말로 속옷이다. 따라서 팬티를 입고 그 위에 또다시 속옷을 겹쳐 입을 이유는 없다. 겨울이라면 그저 긴 바지형 내복 하나만 걸쳐도 속옷의 기능을 충분히 소화한다. 아무리 첨단 소재로 만든 내복이라도 그리 비싸지 않으니 팬티 서너 장 살 돈을 조금 아껴 발열 내의를 여벌로 두세 장 정도 더 구매해두면 겨우내 팬티 없이도 편안하고 맵시 좋게 따뜻한 내복 멋 내기가 가능하다. 오빠와 아저씨의 차이는 겉옷만 멋지게 입는 것보단 기본을 잘 갖춰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여유로움에 기인한다. 체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암 예방률이 놀랍게 올라간다고도 하지 않는가.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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