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浮萍草音樂/아시아 불교민속

<46〉 라오스 ⑥

浮萍草 2014. 12. 29. 10:12
    루앙프라방의 수미산
    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에는 한가운데 푸시산이 우뚝 솟아 있다. ‘신성한 언덕(Phou Si)’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나지막하고 작은 산이지만 이곳사람들에게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을 상징한다. 여행객들은 신비한 숲속도시 루앙프라방의 전경을 보기 위해 특히 해질 무렵 메콩강 너머로 스러지는 일몰과 황금빛으로 물든 도시를 보기 위해 이 산에 오른다. 해질녘은 음양이 교차하는 신성한 시간이기에 푸시산에서 맞는 일몰은 시공간의 성스러움이 함께하는 특별한 체험이라 할 만하다. 산 자체가 성지와 같아 수백 개의 계단을 밟아야 정상에 오를 수 있고 황금 촘시탑이 우뚝 서 있는 정상을 중심으로 숲속 곳곳에 불상과 신상과 사원이 포진해있다.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누워있는 부처님 나가(naga) 신의 수호를 받으며 선정에 든 부처님,제자들에게 설법하는 부처님,발우를 든 부처님, 두 손바닥을 앞으로 내민 부처님…. 좌불과 와불ㆍ입불에 이르기까지 숲속에 여러 부처님이 자리할 뿐만 아니라 푸시산의 신성성은 부처님 발자국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곳에 두 개의 불족(佛足)이 모셔져 있는 것이다. 하나는 움푹 파인 바위에 보통사람 발 크기로 새겨진 발자국인데 황금색으로 덧칠한 다음 콘크리트 보호대를 설치해놓았다.
    사원을 따라 들어가면 이번엔 길이가 1m쯤 되는 큼직한 발자국이 있고 작은 전각을 지어 모셔놓았다. 라오스사람들은 이 발자국을 실제 부처님이 남긴 흔적이라 믿으면서 푸시산을 받든다. 불족을 모신 사원 입구에는 높은 바위에 항마촉지인을 한 부처님이 있고 바위 아래에는 부처님을 수호하는 지모신‘프라메 토라니’가 머리를 감는 듯한 자세로 서 있다. 남방불교국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 여신은 머리에서 물을 뿜어내는 신성한 힘을 지니고 있어 마귀 마라(Mara)가 명상에 든 부처님을 유혹할 때 이를 물리치기 위해 물을 뿜어내는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산기슭의 어느 동굴사원에는 지금까지 보았던 날렵한 불상과 달리 뚱뚱한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라오스 사람들은 두툼한 입술로 웃고 있는 이 부처님을 ‘해피붓다’라 부른다. 옛날에 한 스님이 이 동굴에서 수행을 하였는데 외모가 워낙 뛰어나 매일 여성들이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고민 끝에 그는 부처님께 자신의 외모를 바꿔달라는 기도를 올리면서 음식을 많이 먹어 몸을 뚱뚱하게 만들었고 피나는 정진 끝에 마침내 부처가 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성스러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푸시산은 정겨운 성지이다. 산은 산이되 도시 한가운데 낮게 솟아 언제든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어,사람들은 휴식을 취하며 불공을 올리고 불단에 놓인 괘를 뽑아 운수를 보기도 한다. 산의 초입에는 꽃도 팔고 새도 판다. 꽃은 부처님께 올리고, 대나무와 짚으로 만든 작은 새장에 갇힌 새는 방생한다. 팔기 위해 새를 잡고 다시 방생하지만, 그 순간은 갇힌 새를 풀어주는 것이 최선이기에…. 나가신이 포진하고 지모신이 물을 뿜어 수호하는 가운데 부처님이 고귀한 족적을 남긴 곳. 라오스사람들은 부처님의 자세를 따라 앉기도 눕기도 해보면서 이곳 푸시산에서 정진하여 부처를 이룬 해피붓다를 꿈꾼다.
    ☞ 불교신문 Vol 3068 ☜       구미래 동방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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