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커플링 법칙

우주의 법칙이 곧 인간관계의 법칙이다.

浮萍草 2014. 11. 6. 12:26
    <몸속의 생태학을 모르고서는 스스로의 몸의 정체성을 알 수 없다. 여기 당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뇌가 연동되어 빚어내는 다채로운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인간 행동학의 세세한 빛과 그림자를 따라가 보라. 그러면 인간 이해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 본성은 어디서 오는가? - 마음의 기원
    주천문학자 홍승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하늘의 패턴을 보다 보면 인간의 패턴이 보인다.”이게 무슨 말일까? 우주를 지배하는 어떤 질서의 체계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간질서의 체계를 지배한다는 말일까? 아니면 인간이 가지는 어떤 속성이 우주가 가지는 속성과 일치한다는 뜻일까? 홍교수는 또 이렇게 말했다. “내 몸의 구성성분과 저쪽 별의 구성성분이 똑같은 것이다. 그건 충격이었다. 우주와 합일, 자연과 합일을 얘기하지 않나. 원자적 수준에서 봤더니 물질 성분도 똑같다는 것이다. 같은 오리진 (근원)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 2013.9.25) 그분의 이런 얘기가 그분 자신의 오랜 우주관측에서 나온 개인적인 통찰력의 결과물이지 정통적인 서양과학의 이론에 근거한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우주의 근원과 인간의 근원이 같다는 이 말은 많은 함의를 품고 있는 함축적인 말이다. 인간의 유래가 우주에서 시작되었고 인간의 구성성분이 우주의 그것과 똑같다면 우주를 지배하는 질서가 곧 인간세계를 지배하는 질서가 되어야 한다는 그 말에 다름이 아니지 않은가. 사실이 그렇다. 동양의 우주관과 그것은 똑같은 내용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음양 오행관이 바로 그것이다. 음양은 태극이란 존재 아닌 존재의 무한성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다. 태극을 이런 식으로 한 번 유추해보기 바란다. 서양에서는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빠져 선악과를 따먹고 낙원을 떠나게 됨으로써 인간은 거기에서부터 원죄를 얻게 되었다는 그 얘기가 갖는 설화적이고 우화적인 비현실성을 동양의 태극이 갖는 개념적 설정과 한 번 비교해보길 바란다. 서양 원죄의 개념은 지극히 실화 적이고 비주얼적이다. 그러나 동양의 태극의 개념은 보다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이라고나 할까? 전자가 단순한 단정적 해석력을 갖고 있다면 후자는 보다 복잡다기한 상상력을 자극한다고나 할까? 음양이 갖는 하나의 형이상학적 해석력이 어떻게 현실에 전치되어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다음 예에서 볼 수 있다. 즉, 풍우란은 그의 중국 철학사에서 동중서의 말을 인용하여 음양의 현실적 의미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든 사물은 반드시 짝(배합)이 있다. 배합에는 반드시 위가 있으면 아래가 있고,…. 아내는 남편의 배합이고 아들은 아 버지의 배합이고 신하는 임금의 배합이니, 사물 가운데 배합 이 없는 것은 없고 배합에는 각기 음양이 있다……. 군신, 부자, 부부의 도리는 모두 음양의 도에서 취했다. 임금은 양 이고 신하는 음이며, 아버지는 양이고 아들은 음이며, 남편 은 양이고 아내는 음이다……. 인의(仁義)와 제도의 법칙은 모두 하늘에서 취했다.” (중국 철학사 하. pp. 38-39)
    우주의 음양관을 인간세계에 그대로 대입시켜 보는 이 오행관이야말로 우주와 인간의 질서를 똑같이 밝혀주는 동양만의 우주관이요,인륜관이요, 사회 통치론의 근간을 이루는 동양적 철학관이다. 그리고 동양의 우주관은 그것이 단순한 우주의 시작을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인간세계를 지배하는 행동원리로까지 발전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인간의 몸인 ‘나의 구성성분과 별의 구성성분이 같다.’는 이 말 역시 동양의 우주관과 똑같다. 왜냐하면 우주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여 하늘과 인간,곧 천인(天人)의 원리를 동일하게 보고 하늘의 이치와 인간의 이치를 똑같이 실현함으로써 천인합덕(天人合德)을 인간의 이상인 성인을 실현하는 길로 본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은 인간만의 조건을 따져봐서는 알 수가 없고 우주의 조건을 따져봐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주의 조건은 무엇일까? 서양의 물리학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우주의 시작을 형이상학적으로 보고 있다.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근거에서 우주의 시작을 보고 있다. 그것이 곧 동양철학에서 일컫는 태초요,태극이라는 개념이다. 풍우란의 중국철학사는 태극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무극이면서 태극이다. 태극은 운동하여 양을 낳고,운동이 극에 달하면 고요에 이르고 고요함으로써 음을 낳는다. 고요가 극에 달하면 다시 운동한다. 한 번 운동하고 한 번 고요하니 서로 각각의 근원이 되며,음으로 갈리고 양으로 갈리니 음양의 양의(兩儀)가 수립된다. 양과 음이 변하고 합하여 수,화,목,금,토(오행)를 낳고 이 오기가 순리롭게 펼쳐지면서 사계절이 운행된다. 오행은 하나의 음양이고 음양은 하나의 태극이며 태극은 본래 무극이다.” (馮友蘭저, 박성규 옮김 중국철학사(하) p.442) 이렇게 보면 우주의 시작은 태극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극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은 조선조 500년을 지배해온 윤리체계인 성리학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중대한 물음이다. 또 인간성의 시작이 무엇이고 그 인간성의 요소가 무엇이 되어야 하느냐를 알려주는 중대한 물음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세상 태초의 시작을 알려주는 물음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는 태극의 시작과 거기서 연유된 여러 관념적 현상들을 추리하고 분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데 500년의 세월을 보냈었다.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또 그 문제에서 출발한 여러 가지 파생적인 문제들은 아직도 한국인들의 윤리의식을 지배하는 측면이 강하다. 다시 태극이란 무엇일까? 라는 물음으로 돌아가 보자. 현상윤(玄相允)의 조선유학사에는 태극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우주의 시초에는 형영성색을 인정할 것이 없나니 이것을 칭하여 무극이라 한다. 그러나 그 형영도 없고 성색도 없는 곳에 일종의 동작이 있나니 이것을 칭하여 태극이라 한다.”(조선유학사, p.68) 형영(形影)도 성색(聲色)도 없다는 말은 아무런 형체도 모양도 소리도 빛깔도 없다는 뜻이다. 태극은 곧 무극이요, 무극은 곧 태극인 셈이다. 여기서 음과 양이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이 태극의 존재는 적연부동(寂然不動)하고 담연허정(淡然虛靜)한데 그 본체는 태허(太虛)다. 그리고 그 태허의 본체, 본질은 기(氣)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은 바로 태극은 기(氣)라는 그 시원적 개념이다. 태극의 본체는 허정(虛靜)한데 그 허정의 본체는 기요,또 태극은 곧 태허(太虛)한데 그 태허의 본체와 본질 역시 기다. 여기까지가 태극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 태극에서 어떻게 음과 양이 생겨났을까? 고려대학교 초대 총장으로서 유학자였던 현상윤의 설명은 다시 계속된다. “... 1이라는 개념은 2라는 개념을 기다려서 성립된다. 그리하여 1이 2를 낳지 아니할 수 없고 2는 또다시 각각 다른 2를 저절로 만들어 1을 극복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이같이 낳고 극하고 극하고 낳는 것은 기(氣)가 그렇게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1이 2를 낳는 데 있어서 2라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음양이요,움직임과 고요함이다. 또 1이라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음양의 시초요,동정의 본체, 본질이다. 이같이 1기가 분리되어 음양이 되고...”(조선유학사, pp.68~69, 본문의 어려운 한자는 약간의 우리말로의 옮김을 주었다.) 우리가 아는 음양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인용이 다소 지루하고 따분할 수도 있겠으나 음양사상은 오늘의 우리의 도덕률과 윤리적 관행에도 깊숙이 그 맥이 닿아있는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계속 그 맥락을 놓치지 않고 읽어 나가다 보면 오늘의 관점에서도 얻는 바가 없지 않을 것으로 본다. 풍유란은 그의 중국철학사에서 음양에 대해서 동중서(董仲舒; B.C.197-104)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음양사상은 하나의 “우주구조”이며 “자연계와 인류사회의 질서와 그 변화의 법칙”이라고 했다. 이 도식에 따르면 “우주는 하나의 기계론적 구조를 가지고 있고 하늘과 땅은 그 구조의 테두리이고,오행은 그 구조의 뼈대이며,음양은 그 뼈대 속에 운행하는 두 세력 이다.”(풍유란, 중국철학사(하), p.18) 이 음양이란 두 기는 서로 작용을 하며 다시 오행이란 다섯 가지 요소를 만들어내고 있다. 뼈대와 그 뼈대 속에서 운행하는 두 세력. 그것이 곧 오행이요, 음양이다.
    Premium Chosun        허경구 국제정치문제연구소 이사장 aronge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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