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커플링 법칙

나의 몸은 소우주다

浮萍草 2014. 10. 8. 10:44
    근(2014년 8월 12일) 이미림양은 미국 LPGA투어 마이어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이양은 ‘침묵의 암살자’라는 박인비를 연장전에서 간단히 물리치고 우승했는데 그런 강자와의 연장전을 치르면서도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멘탈이 강한지는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는 아빠에게 간이 작다는 이야기를 매일 들었다. 
    그러나 프로에 와서 점점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인들은 오장육부의 각 기관과 인간의 감정적, 정서적 특징을 꼭 연결해보려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배짱이 센 사람을 흔히 ‘간덩이가 부었느니’혹은 ‘담이 큰 사람’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표현한다. 
    위에서 이미림양의 아버지는 어렸을 적의 그녀에게 ‘간이 작다’고 말한 것은 그녀의 소심성을 두고 한 말이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양오행사상이 동양 3국인 중국, 일본보다 훨씬 더 생활에 밀착해서 발달하여왔다. 
    그것은 우주가 처음 생겨날 때부터 태극이라는 모체로부터 음양의 두 기운을 받아서 생성되었기 때문에 음양의 기운은 우주의 본질 그 자체로 파악됐다.
    인간도 그런 우주의 기운을 반영하는 우주 속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음양의 기운을 똑같이 나눠 갖고 있다. 
    해와 달, 남자와 여자, 양지와 음지 등등의 이분법적 현실과 표현이 다 음양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음양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간의 오장육부를 양적 특성을 가진 기관과 음적 특성을 가진 기관으로 나누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인체 속의 생리적 특성을 파악하는데 뿐만 아니라 인체 속 각 기관의 생태적 특성을 파악하는데도 대단히 요긴한 길잡이 노릇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동양 3국에서는 인간 생체 속의 각 기관에 대해서 한 부류는 장(贓)이라 부르고 또 한 부류는 부(腑)라고 부른다.
    오장육부라고 할 때 오장은 음을 나타내고 육부는 양을 나타내고 있다. 
    서양의학에는 없는 이런 생리적 특징의 분류는 오직 동양 3국에서만 있다. 
    그래서 간,심장,비장,폐,신장은 모두 음이오.담,소장,위,대장,방광은 다 양이다. 
    (오장육부의 분류에서 심포 혹은 삼초가 보태지면 육부가 되지만 여기서는 심포와 삼초를 생략한다.)
    그런데 이런 오장 오부의 이분법적 분류 외에도 이것을 다시 오행적 범주로 나누는 작업이 남아있다. 
    우리가 흔히 음양오행이라고 할 때의 바로 그 오행을 말한다. 
    오행은 곧 목화토금수의 다섯 가지 요소이다. 
    오행의 하나하나에는 음양의 장기 하나씩이 배속된다. 
    예컨대 목에는 간(음)과 담(양)이 속해있다. 
    이렇게 해서 오장 오부를 다음과 같이 오행에 배속시킬 수 있다. 
    (5행에 대해서는 앞으로 20여회 이상 다룰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우선 이쯤으로 간단히 이해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1. 목에는 간과 담낭이 배속되고
    2. 화에는 심장과 소장이 배속되고
    3. 토에는 비장과 췌장과 그리고 위가 배속되고
    4. 금에는 폐와 대장이 배속되고
    5. 수에는 신장과 방광이 배속된다.
     
    이렇게 해서 우리 신체 속의 오장 오 부는 음양과 오행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왜 목에 간과 담낭이 배속되고 심장과 소장은 배속될 수 없느냐 또는 신장과 방광은 왜 금에 배속되지 않고 수에만 배속되어 있느냐 하는 오행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우선 그런 관행적 분류에 일단 수긍하고 읽어주시길 바란다.
    다시 원래 처음의 얘기로 돌아가 오장 오부와 인간의 감성적 요소와의 연계성을 더 설명하고자 한다. 
    동양 3국 그중에서도 한국에서는 중국 송나라 때부터 생겨난 정주학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조선조 500년간 우리의 선조들은 성리학이란 종교 아닌 종교,학문 아닌 학문에 맹목적이리만큼 몰입되어 그야말로 만사를 제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거담준론에만 
    골몰했었다. 
    그 성리학적 거담준론의 가장 핵심적 근거가 된 것이 바로 음양오행설이다.
    음양오행설은 우리 선조에게 우주를 이해하는 철학적 근거가 되었고 인륜과 도덕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고 그리고 국가통치의 정통성을 부여해주는 핵심적 개념이 
    되어 주었다. 
    따지고 보면 이 음양오행의 가장 원천적인 뿌리는 오늘날 우리 국가의 통치이념,사회규범,우리 국민의 정신 그리고 일상의 상식 하나하나에까지 그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세기, 아니 21세기가 지난 다음다음 세대에도 음양오행적 개념에서 생겨난 우리 국민을 지배하는 관행과 습관과 에토스는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표현을 빌린다면 ‘슈퍼밈’으로 영원히 남을 것으로 본다. 
    ‘슈퍼밈’이란 일종의 비물질적 유전자이다.
    정신적 원형질이라고나 할까. 
    영어식 표현으로 흔히 관행적 지혜(conventional wisdom)이라고 하지만 우리 국민의 멘탈리티 속에서 행동의 준거가 되어주고 정신적 자양분을 공급하고 그리고 
    어려운 시국을 만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그 국민적 특성의 가장 큰 한 줄기는 바로 이 음양오행적 우주관과 국가관과 인륜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지혜의 원천이 바로 그 뿌리에 닿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인간의 정서적 특징과 신체 속 장부적 특징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이것이 다음 회의 주제가 될 수밖에 없다.
    
    Premium Chosun        허경구 국제정치문제연구소 이사장 aronge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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