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王의 병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세종-무거운 몸

浮萍草 2014. 10. 11. 11:24
    기혈순환 안되면 당뇨·중풍 온다
    느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쌀쌀한 바람이 찾아오는 계절이 되고 나니 그동안 허약해진 기운을 한약으로 보강시키겠다고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 들이 부쩍 늘어났다. 특히 여름철에 더위로 심하게 고생한 사람들은 더욱더 기운이 없다고 호소하는데 그분들 중에서 특이하게 “몸이 무겁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물론 정말 살이 쪄서 비만 때문에 몸이 무겁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작 체중과는 상관없이 팔다리나 몸이 무겁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세종 1년 2월 20일의 ‘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태종이 아들 세종의 건강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주상(세종)의 몸이 너무 무거우니 내일은 주상과 더불어 노상왕(정종)을 모시고 동쪽 교외 광진(廣津)에 가고자 한다”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덧붙여 신하들에게 사냥 준비를 해놓으라고 명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실제 다음 날인 21일에 세 명의 전·현직 임금이 매사냥을 갔다가 해가 저물녘에 돌아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태종과 정종이 지나치게 독서와 학문을 좋아한 세종을 일부러 데리고 나가 강제로 운동을 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몸이 무거운 증상은 기혈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무겁게 느껴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 정종은 기혈순환을 위해 운동을 즐긴다고 신하들에게 얘기한 적이 있을 정도다. 물론 당뇨와 중풍 등 여러 가지 성인병을 앓았던 세종이 실제 비만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렇게 애매한 세종에 비해 고맙게도 선조는 몸 중에서 어느 부분이 무거운지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다. 선조 31년 3월 12일의 기록을 보면, 선조가 자신의 증상에 대해 말한 장면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허리 아래쪽의 찌르는 듯한 통증은 조금 나아졌으나 근골이 몹시 무거운 듯하고 다리 힘이 약해져 똑바로 설 수가 없다.” 이어서 어의들이 병의 원인에 대해 얘기하는데,‘추울 때 피로가 쌓여 근골이 상했는데 봄기운이 피어오르자 한습(寒濕)한 기운이 간(肝)과 신(腎)의 경락(經絡)에 동(動)하는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당시 선조는 요각통(腰脚痛)을 앓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다시 말해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오는 신경이 눌리거나 근육이 경직되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무거운 느낌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이어서 나오는 중풍에 처방되는 ‘오약순기산(烏藥順氣散)을 드시게 하였으나 효험이 없었다’는 기록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해 준다. 숙종 37년 11월 28일의 기록에는 왕비의 몸이 무거운 증상이 나오는데,‘중궁전(中宮殿)의 두통과 몸이 무거운 증세가 더함이 있어 약방(藥房)에서 환후(患候)가 더한 것으로써 환어(還御)할 날짜를 조금 더 물리기를 청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왕비의 증세가 악화돼 궁궐로 돌아가는 날짜를 연기하자는 얘기인데, 아마도 이때의 증상은 감기 몸살 정도로 추측된다.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거워 차가운 바깥 공기를 피하려는 어의들의 의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증상도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의료기관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과로로 인해 기운이 빠지고 허약해지면 팔다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나른해져서 몸이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에 허약해진 기운을 보강시키는 보약을 먹는 경우가 많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기혈순환이 안 되거나 허리 다리의 근골이 약해져 그럴 수도 있고 감기 몸살 또는 몸에 습열(濕熱)이나 담음(痰飮) 등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다.
    Munhwa ☜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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