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王의 병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태조-살빠짐

浮萍草 2014. 9. 23. 19:38
    몸이 야윌땐 육식 끊거나 스트레스가 원인
    약이 보약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이유는 피곤해서 힘들거나 허약할 때 복용하면 기운을 북돋우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지 정확하게 수치로 나타낼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국 환자 본인의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로와 허약을 나타내는 몇 가지 척도가 있는데 그중에서 안색이 초췌해지거나 갑자기 살이 빠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진료실에 있다 보면 갑자기 살이 빠졌다고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이 제법 있다. 갑자기 야위는 것도 원인이 여러 가지다. 태종 2년 8월 2일의‘왕조실록’기록을 보면 당시 임금인 태종이 회암사라는 절에 가서 태상왕,즉 태조 이성계를 문안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처음에 태상왕이 왕사(王師) 자초(自超)의 계(戒)를 받아 육선(肉膳)을 들지 아니하여 날로 파리하고 야위어갔다’고 기록돼 있다. 즉 태조가 불가에 귀의, 고기를 먹지 않아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다는 뜻이다. 유교국가로 알려진 조선을 건국한 왕이 불교에 귀의한 것도 아이러니지만 태조의 건강을 걱정한 태종이 협박을 하자 주지스님까지 나서서 태조에게 다시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는 장면은 더욱 희극적이다. 어쨌든 적들과 싸우며 산과 들을 달리던 장수(將帥)가 갑자기 육식을 끊어서 살이 빠졌다는 얘기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신경을 많이 써도 살이 빠질 수 있다. 선조 34년 12월 8일의 기록을 보면 중국사신이 말하기를“저는 귀국에 처음 왔습니다만 데리고 온 하인은 대다수가 전일 나온 자들인데 모두 ‘전하께서 전일보다 야위셨다’고 하는데 어찌하여 이렇게 되셨습니까?”하니 상이 이르기를 “밤낮으로 근심하고 있는 소치일 것이오”라고 답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명종 20년 4월 29일의 기록에서 어의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조호(調護)하는 방법은 약에 있을 뿐만 아니니 마땅히 심기(心氣)를 보전하는 것을 먼저 할 일로 삼아야 합니다’라고 말해 명종이 야위어진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긴급한 공사(公事) 이외의 업무를 피하라고 얘기하고 있다. 잠을 잘 못자거나 더위를 먹어서 살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광해 즉위년 7월 11일의 기록을 보면 대비가 약방에 언서를 내려 왕의 건강을 염려하는데“주무시는 것도 겨우 1, 2경(更)뿐이라고 하니 어찌 이처럼 민망하고 절박한 일이 있겠는가”라며 잠이 부족해 살이 빠지고 있음을 얘기했다. 광해 5년 6월 26일의 기록에는 약방이 아뢰기를 “올해 여름의 더위는 옛날을 통틀어 보아도 없는 더위로 근래에 들어 더욱 혹독해지고 있습니다. 상께서 조용히 요양하는 때에 국청에 납신 지 이미 두 달이 넘었는가 하면 심지어 연일 밤까지 국문에 임하셨으므로 옥체가 야위셨다”고 얘기하고 있다. 물론 결핵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 소모성 질환으로 야위는 경우도 있다. 인조 10년 8월 25일의 기록을 보면 대신들이 백관들을 거느리고서 아뢰기를“하루아침에 수척하고 초췌해졌으니 이는 필시 기운이 계속 손상돼 이 지경에 이른 것으로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더구나 땀이 절로 나고 오한이 드는 증세는 비록 조금 준 것 같지만 한쪽이 허약해 마비되는 징후가 외부에 나타나고 있으니 이것이 보통 감기와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라며 질병 끝에 수척하고 야위었음을 얘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몸이 야위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갑자기 살이 빠지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가 원인부터 찾는 것이 좋다.
    Munhwa ☜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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