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전어구이

浮萍草 2014. 9. 25. 10:00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가을의 전설 ‘전어구이’
    전어구이. 사진=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농촌진흥청 발간)
    바람이 부는 이맘때쯤 필연적으로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가을의 전설 ‘전어구이’.‘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어는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이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고‘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도 있다. 전어는 계절에 따라 맛이 다른 생선이다. 7~8월에는 기름기가 적고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면 잔가시가 억세져 뼈째 먹기가 힘들어진다. 때문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9~10월 사이의 전어가 최고다. 전어는 오래전부터 먹어왔지만, 예전에는 지금처럼 쉽게 먹을 수 있는 생선은 아니었다. 전어의 이름은 ‘돈 전(錢)’에 ‘물고기 어(漁)’를 쓰는데, 돈을 아끼지 않고 사 먹는 생선이라는 의미다. 다시 해석해보면 제철을 맞은 전어는 일반 백성들이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가격의 생선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는 각종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선조 때 학자 조헌(趙憲)은 동환봉사(東還封事)라는 저서에서 ‘경주에서는 가을 전어를 명주 한 필을 주고 바꾸고 평양에서는 겨울 숭어를 정포 한 필로 바꾼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을 전어 값이 경주에서 비단 한 필 가격과 맞먹었다는 것이다. 물론,전어가 별로 잡히지 않는 경주에서 진상품으로 임금에게 전어를 바쳐야 했기에 이러한 현상이 빚어진 이유도 있지만 전어가 잡는 것에 비해 소비가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 기록한 오희문의 피란일기‘쇄미록(瑣尾錄)’에는 ‘시장에서 큰 전어 한 마리의 값이 쌀 석 되 값’이라고 적혀 있어 당시 전어 값이 싸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전어잡이가 이루어지는 지역은 동해 일부 지역, 경남 통영∙남해∙사천,전남 광양∙보성 등 남해 해역 중서부,전남 목포,전북 부안,충남 서천 등 서해 해역이 유명하다. 남해안에서는 8월 중순부터 전어가 나오기 시작하며 서해안에선 8월 말부터 전어 철이 시작된다. 개흙을 먹고 사는 전어는 갯벌이 잘 발달해 있는 보성 득량만 일대,부안 곰소만 일대,군산∙김제∙부안 일대의 새만금 갯벌 지역에서 많이 잡힌다. 전어 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전어구이’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천일염을 뿌려 석쇠에 구우면 고소한 향기가 식욕을 돋운다. 제철 전어는 잔가시가 억세지 않기 때문에 뼈째 씹어먹어야 제맛이다. 또 다른 조리법으로는 뼈째 썰어 먹는 ‘세꼬시’,다양한 채소를 넣고 초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이 있다.
    Food Chosun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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