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태평초(태평추)

浮萍草 2014. 9. 18. 09:36
    궁중음식 탕평채를 보고 백성들이 만든 음식 '태평초'
    태평초. 사진=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농촌진흥청 발간)
    선시대 영조 때 탄생한 음식으로 ‘탕평채’라는 것이 있다. 청포묵과 고기볶음,미나리,김 등을 조화롭게 섞어 먹는 음식으로 당쟁을 해소하기 위해 각 당파의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는 탕평책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은 음식 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탕평채는 탕평책의 경륜을 펴는 자리에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탕평채’와 이름도 형태도 비슷한 음식이 ‘태평초’다. 탕평채는 궁중에서 태평초는 민가에서 즐겼다. 태평초가 처음 생겨난 곳은 경북 지방이다. 태평초가 만들어진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민가에서 탕평채를 보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구해 이와 비슷하게 만들며 생겨난 것이라 고 전해진다. 고급인 청포묵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메밀묵을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이용해 여러 사람이 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한 음식이다. 이름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문자를 읽는데 능하지 못했던 백성이 탕평채를 태평초로 잘못 알아들으며 와전된 것이라는 설과 주로 가을 수확을 거의 끝 낸 늦가을 과 겨울철에 주로 해 먹던 음식으로 태평스러운 시기에 먹는다고 하여 태평초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태평초는 간장,고춧가루,다진마늘,참기름,술,깨 등으로 양념한 돼지고기를 참기름에 볶다가 묵은지와 대파를 넣은 뒤 멸치 육수를 붓고 그 위에 메밀묵,대파,당근, 황백지단을 얹어 탕평채와 비슷한 모양을 낸 후 끓이면서 먹는 음식이다. 일종의 전골음식이다. 먹는 도중에 김가루와 참깨를 뿌려가며 훌훌 떠먹으면 이만한 술안주가 없다. 술안주로 먹는 경우가 많아 태평주라는 별칭도 있다. 묵밥, 묵국수,탕평채,묵무침 등 묵요리는 차게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태평초는 먹는 자리에서 끓이면서 묵을 따뜻하게 데워 먹는다. 주로 찬바람이 나는 계절에 즐겨 먹는 음식이다. 부드럽게 씹히는 메밀묵과 각종 채소,시큼한 묵은지가 어우러지며 칼칼하고 개운한 맛을 낸다. 안동 지방에는 귀한 손님이 오면 술안주나 밤참 혹은 조반으로 태평초를 대접 했는데 이것은 메밀이 소화가 잘 되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경상북도 예천에서는 아직도 태평추를 별식으로 즐겨 먹는다. 태평초라는 이름이 탕평채라는 이름에서 와전돼 탄생한 것이라고 전해지기도 하나 영조가 탕평채에 정국의 안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듯 민초들은 태평초를 만들며 근심 없이 살 수 있는 태평성대를 꿈꿨던 것은 아닐까.
    Food Chosun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