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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밤하늘 별자리에 제우스 이름이 없는 이유

浮萍草 2014. 8. 21. 09:40
    밤하늘에서 온갖 바람 피우다 본처에게 발각될 위기 맞은 신은?
    천체망원경으로 촬영한 목성./촬영=최승룡

    안개로 변신해 이오를 납치하는 제우스
    양에서는 목성을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피터(Jupiter) 즉 제우스(Zeus) 신의 이름으로 불렀다. 천체망원경이 아니더라도 좋은 쌍안경만 있으면 목성의 위성 4개를 쉽게 볼 수 있다. 쌍안경의 시야에는 작은 금덩어리 같은 목성과 모래알만한 4개의 위성이 보인다. 이 4개의 위성은 1610년 이탈리아의 갈릴레이(Galilei)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고‘갈릴레이의 위성(Galilean satellites)’이라고 불린다. 목성에 가까운 것부터 이오(Io) 유로파(Europa) 가니메데(Ganimede) 칼리스토(Callisto)로 각각 명명됐다. 사진은 쌍안경보다 성능이 훨씬 더 좋은 천체망원경으로 촬영한 목성의 모습이다. 목성 표면에 있는 검은 점은 이오의 그림자이고 목성 오른쪽 아래 위성은 가니메데다. 갈릴레이의 위성들은 사실 모두 수성만한 것들이지만 거대한 목성 옆에 붙어있기 때문에 이처럼 작게 보이는 것이다. 목성은 태양계 행성 중 가장 커서 그 지름이 수성의 약 28배 지구의 약 11배나 된다. 그런데 그렇게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자전주기가 불과 9시간 50분밖에 되지 않는다. 빠른 자전은 대부분 수소나 헬륨으로 만들어진 목성을 납작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사진만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갈릴레이의 위성 이름들은 모두 제우스가 사랑했던 미인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제우스 즉 목성은 영원히 네 애인을 주위에 거느리고 태양을 공전하게 된 것이다. 갈릴레이 위성보다 훨씬 어두운 위성들도 제우스의 애인 이름을 가진 것이 많다. 제우스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 정도면 제우스는 ‘태양계의 카사노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6세기 화가 코레지오(Correggio)의 그림을 보면 검은 안개 같은 것이 이오를 감싸고 있다. 제우스가 무서운 본처 헤라(Hera)의 눈을 피하기 위해 변신한 모습이다. 제우스는 이처럼 변신의 귀재였다. 역시 16세기 화가 코와네(Coignet)의 그림에도 유로파를 납치하기 위해 황소로 변신한 제우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우스는 유로파 공주를 유혹하기 위해 눈부신 하얀 소로 변신해 왕의 소떼 속으로 들어갔다. 제우스의 의도대로 유로파 공주는 많은 소들 중에서 멋진 흰 소를 발견하고 올라탔다. 제우스는 기다렸다는 듯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이 황소의 모습은 겨울철 별자리 황소자리에 남아 있다. 바로 지난 칼럼에서 알아본 여름철의 독수리자리도 제우스가 가니메데를 납치할 때 변신한 모습이다.

    황소로 변신해 유로파를 납치하는 제우스

    목성에 접근한 우주탐사선 주노의 모습.

    제우스는 온 하늘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오를 납치할 때는 검은 안개로 칼리스토를 납치할 때에는 아르테미스(Artemis)로 각각 변신해서 관련된 별자리는 없다. 이렇게 이오,유로파,가니메데,칼리스토와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제우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본처인 헤라, 즉 주노(Juno)가 목성으로 쳐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우주탐사선 주노는 2011년 8월 6일 미국 NASA에 의해 발사돼 2016년 목성에 도착한다. 주노가 도착하면 우주판 ‘사랑과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그런데 주노를 위로해 줄 필요는 없다. 남편 애인들에 대해 가혹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맞바람도 피웠으니까……. 목성은 태양계의 다섯번째 행성으로 공전주기가 11.86년에 이르며 궤도 반지름이 지구의 5.2배나 된다. 이렇게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면이 햇빛을 잘 반사하고 크기 때문에 밝게 보인다. 캄캄한 시골 밤하늘에서 보면 별이라기에는 어색할 정도로 밝다. 그래서 UFO로 착각하고 여기저기 신고전화를 거는 사람들도 많다. 목성은 봄에 잘 보였다가 서편 하늘로 기울어 요즘에는 볼 수 없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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