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주 이야기

23 한국인의 첫 여성은 남방계? 북방계?

浮萍草 2014. 9. 18. 06:00
    난 9월 11일과 12일에 걸쳐 방송된 에서 놀라운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부산 가덕도에서 발견된 7천 년 전 유골 중 유럽 여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팀은 약 6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유라시아 대륙 각지로 대이동을 시작한 인류를 조명했다. 
    특히 어떤 경로를 통해 한반도 지역으로 이동해 정착했는지 분석했다.
    부산 가덕도 유적./KBS 제공

    이야기는 부산 가덕도에서 신석기시대 유골 48구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그전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유골을 다 합쳐도 20구 정도였으니 한꺼번에 48구가 나온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었다. 파손되지 않은 완벽한 모양을 갖춘 토기가 조개껍데기 옥 등과 함께 발견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가덕도 유골들의 그래픽

    유골 48구에 대한 DNA 검사 결과 전혀 예상치 못한 사실이 밝혀졌다. 일부 유골에서 현재 한국인에게 없는 H형 유럽 모계 유전자가 발견된 것이다. 사람의 유전정보는 대부분 세포의 핵에 있지만 미토콘드리아에도 일부 있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정보는 오직 모계로만 유전된다. 난자와 수정하는 순간 미토콘드리아가 있는 정자의 꼬리부분이 떨어져나가기 때문이다. 단절되지 않는 유전자를 거슬러 올라가면 모계 조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 결과 현재의 인류는 모두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의 한 여성을 공통 조상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현대인과 비슷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것과 일치한다. 이 여성의 후손이 약 6만 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벗어나 세계 각지로 퍼져 나아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전자는 수많은 돌연변이를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거의 10만 년 전부터 지구는 빙하기였다. 현재는 지구 표면의 11%를 빙하가 지구를 덮고 있지만 빙하기에는 무려 30%에 이르렀다. 어떻게 북위 40도 근처까지 얼음으로 뒤덮인 상태에서 인류가 아시아 방향으로 대이동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순다랜드(Sundaland)에 있었다. 그림에서 노란 부분이 순다랜드로 불리는 지역이다.
    순다랜드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인류의 여정은 아시아에서 아메리카까지 해안을 따라 수만 년에 걸쳐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 해안선은 북위 40도 밑에 있으니까 빙하기에도 얼마든지 이동이 가능했다. 다큐멘터리 팀은 아직도 아프리카인의 유전자를 가진 채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 바텍 족을 등장시켜 이 사실을 증명했다. 빙하기가 끝나던 약 1만 년 전 얼음이 녹으면서 지구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게 된다. 빙하의 해동에 따른 급격한 해수면 상승은 결국 순다랜드를 모두 잠식해버렸다. 기온이 겨우 2~3℃ 오른 결과는 이렇게 무서웠다. 다큐멘터리 팀은 빙하기 직후 몽골 지방이 현재의 한반도처럼 여름 장마가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강수량이 풍부했던 8천~4천 년 전의 몽골은 비옥한 농경지였다. 마찬가지로 겨울에 동토가 돼버리는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도 살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생각보다 훨씬 더 활발하고 광범위한 인류의 대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가덕도 유골의 특성은 매장 방식에 있었다. 유골들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묻혀있었다. 하늘을 향해 눕히고 묻는 신전장과 태아처럼 팔다리를 구부려 옆으로 묻는 굴장이다. 신전장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매장 방식이지만 굴장은 매우 드물다. 그런데 가덕도에서는 신전장보다 굴장이 더 많이 발견됐다.
    신전장과 굴장.

    독일 중부지방에서도 약 7천 년 전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들은 줄무늬 토기를 이용했고 H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으며 옛날부터 살던 유럽인이 아니었다. 그들의 H형 유전자는 현대 유럽인들이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학자들은 그들을 가리켜 첫 농경문화를 가지고 온 ‘줄무늬 토기인’이라고 불렀다. 그들의 매장방식은 가덕도 경우와 유사했다. 다큐멘터리 팀은 몽골에서 어렵게 공수한 약 5천 년 전 유골 샘플에서도 유럽형 유전자를 발견했다. 현대 유럽인의 조상 일부가 신석기시대에 한반도와 몽골에 걸쳐 살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순다랜드 시대 깊이가 100m를 넘는 곳이 없는 황해 역시 육지였다. 우리 조상 중 일부는 틀림없이 황해를 건너왔을 것이다.
    한국인 여성 얼굴의 등고선식 분석

    다큐멘터리 팀이 등고선식 분석 방법을 이용해 한국 여성들을 분석하니 크게 남방계,북방계,혼합 형태 셋으로 나뉘었다. 남방계는 순다랜드를 통해 수만 년에 걸쳐 올라왔고 북방계는 빙하기 이후 집중적으로 내려왔을 것이다. 한국인도 수만 년에 걸친 인류의 대이동 끝에 자연스럽게 태어난 것이다. ‘코리안 이브’는 여럿이었던 것이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