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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견우 직녀와 여름 밤에 삼각관계를 맺은 이것?

浮萍草 2014. 7. 24. 09:41
    여름철 대삼각형/ⓒ장승혁
    름은 은하수가 1년 중 가장 웅대한 모습을 드러내는 계절이다. 고개를 들어 중천을 바라보면 밝은 세 별이 커다란 이등변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세 별은 서울 복판에서도 보인다. 맑은 시골의 밤하늘에서 보면 세 별 중 하나는 은하수 속에 잠겨 있고 다른 둘은 각각 은하수의 다른 쪽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나중 두 별이 바로 그 유명한 견우성과 직녀성이다. 아래 사진에서 상변 중앙 밝은 별이 거문고자리의 직녀성이고 은하수 건너 오른편 하단 밝은 별이 독수리자리의 견우성입니다. 왼편 중앙 은하수에 잠겨 있는 별이 백조자리의 데네브(Deneb)다. 라틴어로 직녀성은 베가(Vega), 견우성은 알타이르(Altair)이다.

    한여름 자정 무렵까지는 직녀성이 바로 머리 위에 있기 때문에 찾기가 매우 쉽다. 견우성은 양쪽에 흐린 두 별을 거느리고 있어서 구분된다. 직녀성은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고 견우성은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다. 삼각형을 이룬 또 하나의 별은 백조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데네브인데 백조자리는 은하수를 따라 남쪽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아이들에게 견우성과 직녀성도 가르쳐 주기 바란다. 스마트폰에 별자리 앱을 깔면 쉬운 일이다. 가르쳐주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것이다. 나도 어린 시절 칠월칠석이면 두 별이 진짜 하늘에서 만나는 줄 알고 새벽까지 졸음을 참고 기다렸다. 아래 성도는 관측자가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서 어안렌즈로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모습이다. 누워서 올려다보기 때문에 동서 방향이 바뀐다.

    직녀성이 속한 거문고자리는 그림을 보면 하프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헤르메스(Hermes)가 거북이의 껍데기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헤르메스는 유명한 핸드백 상표이기도한데 영어로는 Mercury, 즉 수성이다. 수성은 행성 중 공전주기가 가장 짧아 하늘에서 매우 빨리 움직인다. 그래서 헤르메스는 전령의 신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검색 포탈 회사가 날개달린 모자를 상징으로 하는 것 또한 헤르메스의 영향이다. 헤르메스가 하프를 태양신 아폴론(Apollon)에게 진상하자 아폴론은 이 하프를 다시 오르페우스(Orpheus)라는 젊은이에게 줬다. 그런데 오르페우스가 이 악기를 얼마나 잘 다루었는지 숲 속의 짐승들까지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사랑스런 아내 에우리디체(Euridice)가 그만 뱀에 물려 죽게 됐다. 그러자 오르페우스는 죽음의 나라로 찾아가 하데스(Hades) 왕과 그의 아내 페르세포네(Percephone) 앞에서 하프를 타며 그녀를 자기에게 다시 돌려줄 것을 간청한다. 음악 소리에 넋이 나간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는 오르페우스에게 에우리디체를 데리고 다시 세상을 향하여 출발하도록 해주지만 절대로 중간에 뒤에 따라오는 그녀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오르페우스는 뛸 듯이 기뻐하며 에우리디체를 데리고 길을 떠난다. 하지만 인간 세상에 거의 다 이르러 오르페우스는 어둠 속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아내가 거기까지 무사히 따라왔는지 확인하려고 그만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순간 에우리디체는 원망스런 표정을 지으며 오던 길로 사라져버렸다. 그 후 오르페우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결국 죽게 됐으나 그가 타던 하프 소리에 반한 제우스(Zeus)가 하프만은 별자리로 만들었다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진다. 견우성이 속한 독수리자리는 제우스가 변신한 모습이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제우스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납치하기 위해서 자주 변신을 했다. 미소년 가니메데(Ganymede)를 납치할 때는 독수리로 변신했었는데 바로 이 모습이 독수리자리다. 백조자리 역시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Leda)에게 반한 제우스가 그녀에게 접근하기 위해 변신한 모습이라고 전해진다.

    이제 은하수를 따라 남쪽 하늘로 내려와 보자. 은하수의 왼편에 찻주전자 모습처럼 배열된 일단의 별들이 이루는 궁수자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별자리 주위의 은하수가 다른 어느 곳보다도 굵고 휘황찬란 하다. 하체는 말이고 상체는 사람이었던 케이론(Chiron)이 활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 바로 궁수자리의 형상이다. 케이론은 신보다도 총명한 교육자로서 아르고(Argo) 호를 타고 떠난 제자들에게 항로를 안내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궁수자리 바로 오른쪽에는 전갈자리가 있다. 전갈자리의 별들은 커다란 S자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모습이 가장 그럴듯한 별자리 중의 하나이다. 전설에 따르면 겨울철 별자리인 사냥꾼 오리온(Orion)을 물어 죽인 전갈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리온자리는 전갈자리가 하늘에 머무는 동안은 절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전갈자리 1등성은 안타레스(Antares)라는 붉은 별로 전갈의 심장에 위치하고 있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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