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주 이야기

18 우리가 만들고 일본에 빼앗긴 삼족오

浮萍草 2014. 7. 10. 09:26
    일본 국기는 태양을 본뜨고
    한국 국기는 우주를 본떳다
     
    ▲ (左)해를 상징하는 동판.   ▲ (右) 고구려 유물 속의 삼족오.
    족오란 다리가 세 개인 까마귀라는 뜻이다. 아래 사진은 고구려 유물의 삼족오 디자인을 모방한 동판이다. 자세히 보면 삼족오는 새의 발이 아니라 짐승의 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삼족오는 보통 까마귀가 아니고 해에 사는 태양신이다. 나는 이 삼족오 디자인을 볼 때마다 깊은 감동을 받는다. 일단 곡선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답다. 현대 최고의 디자이너도 A4 용지 한 장 주고 삼족오를 그려보라고 하면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이 모양을 금속으로도 만들었을까. 일본 사람들은 태양신 삼족오를 너무 좋아한다. 이는 일본이라는 나라 이름 자체가 태양을 근본으로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본 국기가 바로 태양 아닌가. 일본 국가대표 축구 선수들은 가슴에 삼족오를 달고 뛴다. 일본 축구협회 휘장을 보면 삼족오가 두 다리로 서 있고 세 번째 발로 축구공을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축구협회 삼족오 휘장
    물론 삼족오는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삼족오를 잊고 살았다. <연개소문>이나 <주몽> 같은 TV 연속극이 국민들에게 삼족오를 소개하면서 비로소 그 존재가 인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삼족오를 일본에게 뺐긴 셈이다. 마침 월드컵이 한창이다. 축구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선수들은 둥글게 모여 필승을 다진다. 유심히 지켜보니 간단한 종교의식을 하는 팀도 꽤 있는 것 같았다. 작년 여름 대한민국 U-20 축구팀은 이라크와 8강전을 가졌다. 승부차기에 나선 청소년 선수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떨렸을까. 이라크 선수들은 모두 모여 기도를 했다. 예외 없이 몇 명은 하늘을 바라보며 알라를 외쳤다. 우리 선수들도 둥글게 모여서 얘기를 나눴다. 그 긴박한 순간 우리 팀 주장은 무슨 얘기를 했을까. 아마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꼭 승리하자’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우리 팀은 정신적으로 접히고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신에게 기도해 ‘믿는 구석’이 생긴 팀과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한마디로 우리나라에 국교가 없어 생긴 일이다. 종교가 없는 내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적어도 앞으로 수십 년간 특정종교가 우리나라의 국교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로‘황금분할’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말고 세상 어느 나라가 국장을 치를 때 네댓 번이나 종교의식을 하는가. 따라서 대한민국의 공통‘국혼’은 종교가 아닌 사상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사상 중에서 국혼의 격을 갖춘 것은 천손사상 즉 ‘하늘의 자손’ 사상뿐이다. 이 사상은 개천사상 또는 홍익사상으로도 표현된다.
    평화를 사랑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처럼 세계화를 추진하려면 먼저 우리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천손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세상을 널리 이롭게, 즉 홍익해야 한다. 이것이 개천사상의 핵심이다. 사상과 종교를 혼돈하지 않기를 바란다. 교회,도장,사원,성당,절(가나다 순)··· 어디를 다니든 종교가 없든, 배달민족의 후예라면 개천사상을 공부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가 다민족국가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어 우리 조상이나 민족을 거론하기가 점점 더 어색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합중국은 아니지 않은가. 세계화 시대 개방과 포용은 수용하더라도 민족정신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가 주체가 될 수 없는 세계화는 무의미한 것이다. 김치가 냄새가 나면 외국인들 앞에서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을 모두 먹게 만드는 것이 세계화의 방향이다. 정체성을 잃고 세계화의 물결에 휩쓸리면 우리는 유랑민족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개천, 홍익, 천손사상의 근본은 무엇일까? 하늘이다. 우리나라는 하늘을 빼면 설명이 되지 않는 나라다. 애국가에 나오는 ‘하느님’은 하늘을 숭상하는 우리 민족의 전통을 말해 주고 있다. 오죽하면 ‘개천절’ 즉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공휴일까지 가지고 있을까. 천체를 상징으로 만들어진 국기는 꽤 많다. 예컨대 우리 이웃인 일본의 국기는 태양을 상징하고 있고 중국의 국기는 5개의 별을 이용하고 있다. 반면 태극기는 세계의 수많은 국기 중 유일하게 ‘우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태극기가 5,500년이나 됐다는 사실을 알기는 커녕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밴쿠버 올림픽 TV 중계에서 성당에 다니는 김연아 선수가 성호를 긋고 출전하는 것을 봤다. 그런데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마이크를 들이대자 김연아 선수는 ‘하늘이 도왔어요!’ 하는 것이었다. 그녀 역시 천손사상을 지닌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증거다. 월드컵 경기 직전 우리나라 축구팀의 감독과 선수들은 ‘하늘이 우리를 도울 것이다!’ 외쳤어야 했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