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K씨 외식 자주하다 골다공증 걸린 사연 “혈액에는 항상 일정 양의 칼슘이 필요하다”
40대 후반의 직장인 남성 K씨는 바쁜 업무 탓에 담배를 끼고 살고 식사는 외식으로 일관하면서 운동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최근 사무실 집기를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이후로 허리에 통증을 느껴 오늘은 하는 수 없이 병원을 찾았다가 척추압박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압박골절은 주로 골밀도가 낮은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이 중년의 남성에게서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골밀도가 낮은 이유로 잦은 음주와 흡연 운동 부족 지나친 커피 식이 조절 실패로 인한 칼슘 섭취 부족 등을 들 수 있지만 K씨처럼 늘 외식을 하거나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도 골밀도의 적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 대부분이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은 편이다.
중화요리,칼국수,냉면,탕류,찌개류 등이 대표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높은 메뉴로 꼽히고 있다.
나트륨은 체내 삼투압 조절, 영양소 흡수와 수송 등 생명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하지만 매우 적은 양으로도 체내작용을 하는 데 충분하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소금의 구성 성분인 나트륨이 많이 흡수되며 체액이 늘어나서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우리 몸은 남아도는 나트륨을 소변으로 배출
하는 과정에서 칼슘도 함께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니 외식을 하더라도 맛을 보지도 않고 무조건 탕 그릇에다 소금부터 붓는 습관은 고칠 필요가 있다.
짜게 먹을수록, 그 기간이 길수록 전체적인 골밀도 지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칼슘은 인체에 어떤 역할을 할까?
칼슘은 우리 몸에 가장 많은 미네랄이며 대부분이 뼈와 치아에 존재한다.
소량은 혈액과 체액에 녹아서 이온 형태로 여러 가지 중요한 생리적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데 혈액 응고 호르몬 분비, 근육의 수축과 이완 그리고 신경세포의
흥분과 신호 전달에 크게 관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저칼슘혈증 때 나타나는 근육의 경련성 강직(tetany)인데 이때는 작은 자극에도 신경이 잘 흥분되어 강한 근육 수축을 초래한다.
혈중 칼슘의 농도는 정밀하게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만약 이 농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심장이 멈추거나 의식이 없어지는 등 생명에 위험을 초래
할 수 있다.
혈중 칼슘 농도가 낮아지게 되면 우리 몸은 비상사태의 예비단계가 발령되며 비상사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부갑상선샘에서는 부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여 파골
세포로 하여금 뼈를 녹여서 칼슘을 혈액으로 흘려보낸다.
또한 부갑상선 호르몬은 비타민 D의 활성화를 유도하여 장에서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한편 혈중 칼슘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부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중단되고 파골세포를 위축시키는 호르몬인 칼시토닌(calcitonin)을 분비하며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칼슘을 소변으로 흘려보낸다.
이처럼 우리 몸은 혈중 칼슘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매우 정교한 기전을 가지고 있으며 뼈는 칼슘의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칼슘 덕분에 뼈가 단단해지고 강해져서 무거운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되어도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 D의 양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서 칼슘 섭취가 부족하게 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낮아져서 우리 몸은 뼈에 저장된 칼슘을 녹여서 혈중 칼슘 농도를 유지하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아무리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거나 젊었을 때 좋은 골격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뼈가 녹아 내려서 (물론 일부분은
새로 만들어지지만 완전히 보충되지는 못한다) 골다공증에 걸리게 되며 사소한 낙상으로도 심각한 골절이 발생하게 된다.
드물지만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소변으로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 Premium Chosun ☜ ■ 양규현 대한골절학회 회장 kyang@yuhs.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