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재벌가 인사이드

7 딸 이혼률이 가장 높은 재벌 집안은?

浮萍草 2014. 7. 28. 11:40
    재벌가 딸들은 왜 이혼이 많은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몽구 회장 삼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왼쪽)와 남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
    난 2005년‘재벌가 혼맥’을 취재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이혼과 서자(庶子) 문제였다. 집안에선 이왕이면 감추려고 애썼고 취재하는 입장에선‘가계도’를 완성하기 위해 밝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딸들인 경우 이름만 있지 아무것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쪽은 이혼을 했어도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숨기기가 쉽지 않았지만 딸 쪽은 싱글로 표시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가계도를 그리면서 나름 기준을 만들었다. 30대 후반을 넘어섰는데 배우자가 없는 쪽은 대부분 이혼한 사람으로 분류했다. 사실 거의 그랬다. 이를 기준으로 의미있는 통계를 만든적이 있다. 재벌가 딸들의 이혼율이 일반 가정의 이혼율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법원 행정처의 통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 까지의 우리나라 이혼율은 9.3%에 이른다. 즉 11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통계다. 이에 비해 30대 재벌가의 딸들은 10명당 2명 정도는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딸들의 이혼율이 아들들에 비해서도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최근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셋째딸 윤이씨가 남편인 현대 하이스코 신성재 사장과 이혼을 전제로 조정에 들어가면서 재벌가 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현대가(家)에서의 이혼이라 재계에서도 의아해 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8남 1녀중 이혼한 이는 아무도 없다. 이 가풍은 3대에서도 그대로 지켜지는 듯했다. 정확한 이혼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 가정에서의 이혼 사유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그쪽에 정통한 인사들의 전언이다. 신성재씨의 이혼은 현대차 그룹을 통해 몸집을 키워온 ‘삼우’에도 심대한 타격이 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삼우는 원래 신성재씨의 부친이 1984년 자동차 부품 용기 제작업체로 출발해 급성장했다. 지난 97년 성재씨가 현대차 가문과 결혼하면서 오늘의 삼우가 됐는데 법적으로 완전히 갈라서게 되면 이 회사의 행보도 초미의 관심이 된다. 신 사장은 지난 1995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수출부 사원으로 입사해 현대맨이 되었다. 그 뒤 정몽구 회장의 눈에 띄어 셋째 사위로 가족이 된 뒤 승승 장구했던 인물이다. 현대 주력 계열사인 하이스코 대표를 지난 2001년부터 맡아 3년만에 3배 이상의 외형을 확장하는 등 ‘오너 경영인’으로서 입지가 탄탄하게 비쳐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31일 공시를 통해 하이스코의 냉연부분을 현대제철로 옮긴다고 밝히면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가 있다. 하이스코 매출의 절반이 넘는 주력 제품을 다른 계열사로 넘겼다는 점에서다. 이를 두고 이번 이혼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들이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결별하기로 결정돼 사업부문마저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보수적인 현대가에서의 첫 이혼 사례가 정몽구 회장의 막내딸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재계의 시선을 집중하는 이유다.
    이혼한 재벌가의 딸들. 왼쪽부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

    어떤 가정보다 재벌가 딸로 태어난 것은 부러움 그 자체다. 1960~1970년대 재벌가 딸들은 대부분 입주 과외 교사를 두고 생활하는 등 일반 가정에선 상상도 못할 풍요로움 속에서 생활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해외 유학이라는 특전을 누리고 살았다. 유학을 하면서 자유 분방한 세계를 맞보고 귀국했다. 결혼도 60,70년대는 정치권이나 권력자 집안과 정략 결혼이 주를 이뤘으나 80년대 이후는 통혼을 통해 이뤄졌다. 집안끼리 미리 점지해 일정 나이가 되면 결혼시키는 형식이다. 기업인끼리 사돈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니면 의사나 법조인 학자 등을 선택,결혼시키는 가정도 많았다. 가정교사와 혼사를 맺은 경우도 꽤 있다. 우리나라 주요 재벌가에서 딸이 많은 집안 중에 한사람도 이혼 안한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삼성가에선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순희씨가 서강대 교수였던 김규 박사와 이혼과 재결합을 반복했다. 삼성가의 장손 집안인 CJ 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은 과외 교사였던 김석기씨(전 중앙종합금융 회장.현 연극배우 윤석화 남편)와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LG그룹 쪽에선 LIG그룹 구자원 회장의 장녀 지원씨가 결혼 2년만에 파경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영자씨는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장모씨와 결혼해 1남 3녀를 두었으나 오래전에 이혼해 혼자 살고 있고 그녀의 장녀도 결혼에 실패, 독신으로 있다. 둘째 딸은 첫 남편과 결별했다가 몇 년전 재혼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인 기원씨가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원씨는 부친인 최종현 회장이 사원들 중에 사윗감을 골라 혼사를 시키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나 가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포스코 박태준 회장의 네 딸 중 두 딸이 이혼했다. 지난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왔다가 낙마한 고승덕 변호사가 박태준 회장의 둘째 사위였다. 네째 사위였던 이가 전두환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다.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 세령씨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결혼했다가 결별했다. 전형적인 통혼 사례인 이 두사람의 결혼과 결별은 많은‘스토리’를 양산했다. 이외에도 태평양 그룹,대림그룹,보령제약 등 이혼한 재벌가의 딸 들은 수없이 많다. 특히 2세보다 3, 4세에 내려오면서 이혼율이 더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일반인들의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과 같은 추세다. 재벌가 여식들의 이혼이 많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자람이 없이 살아온 집안 교육과도 연결된다고 진단한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컸고 경제적 기반도 든든하기 때문에 인내심이 모자란다는 얘기다. 집안끼리 통혼을 하다보니 이혼도 쉽게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도 있다. 창업주들은 아내를 동지와 같은 개념으로 여기며 사는게 상식이었다. 어려움도 함께 겪으면서 생활했기 때문에 가장의 웬만한 잘못은 눈감아 주면서 살아왔지만 2 3세에 이르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특히 딸들은 ‘재벌가의 딸’이라는 자부심과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는 나름의 자신 때문에 이혼도 쉽게 일어난다. 이 자부심은 남편의 조그만 실수도 용납이 안되는 것으로 귀결된다. 어쩌면 이런 풍조가 재벌가 딸들의 이혼율이 높은 것은 아닌가 유추해 본다.
    Premium Chosun        홍성추 재벌평론가 sch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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