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火 클리닉

12 깊은 상처를 서로 보다듬는 힐링 여행

浮萍草 2014. 7. 10. 09:40
    무나 근사한 이름입니다. 
    힐링 여행! 여행이라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힐링을 더할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 것입니까?
    제가 힐링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모든 사람들은 팔자 좋다고도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힐링 여행을 하면서 그래도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하면 여행 가는 것만 해도 좋은데, 뭐 힘든 일이 있냐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물론 힐링 여행은 여행에 힐링이 추가되어 있기 때문에 이른바 금상첨화이기는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힐링 여행이 사회적으로 정착이 되고 그 본래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극복해야 할 부분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힐링 여행을 다니다보면, 이 여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사연도 참 많습니다. 
    특히 화병의사 입장에서는 참여하는 분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화를 여행을 통해 충분히 풀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 됩니다. 
    때로는 1년, 아니 수년의 스트레스를 담아 와서 이 힐링 여행을 통해 풀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이제 70에 가까워진 아주머니는 벌써 20년 가까이 아픈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이 아픈 것이 마음에 걸리고, 거의 매일 병원을 왔다갔다 하다 보니 여행은 생각도 못했던 분입니다. 
    그저 이렇게 부모님 간병하는 것을 자신의 업보로 생각한지가 어느새 20년이 지난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안타깝게 보시던 성당 신부님이 여행 한번 다녀오라는 말에 어렵게 여행을 결정하였습니다. 
    물론 여행 중에도 마음은 그렇게 편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멋진 풍경과 재미난 일이 있을 때 마다 혼자 이렇게 즐기고 있는 자신에게 자책감이 오기도 하여 순간 마음이 울적하게 변하기도 하였습니다.
    50이 가까워진 나이에 과거를 돌아보니 자신의 삶이 없이 오직 남편과 자녀들을 위해 살아온 자신을 발견하고 무작정 여행을 시작한 사람도 있습니다. 
    스스로 가정에 충실하면서 오로지 내 가장 밖에 모르고 살아왔는데, 남편으로부터 그리고 자녀로부터 도대체 집에서 뭐하냐라는 핀잔을 들은 이후로 견딜 수 없는 
    좌절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힐링 여행이 이런 상황에서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 또 이렇게 살아온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을지 그리고 보상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고 여행을 참여
    하였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같이 참여한 동반자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 참 열심히 살아온 분들이구나를 보면서 자신 속에 있는 다른 열정을 발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분들이 모두 힐링을 하고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런 분들과 같이 여행을 하다보면 나도 힐링을 할 수 있을까요? 힐링 여행은 이렇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차리고 또 여행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밟아가는 것입니다. 서로의 상처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간에 보듬어 주어야 할 부분도 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힐링을 줄 수 있는 자신의 자원으로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진정으로 자신의 힐링 에너지를 확인하고 키워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힐링 여행에서 고민해야 할 것을 몇 자 정리해 봅니다. 여행에 힐링을 더하고자 할 때 한번 생각해 보세요. 1. 힐링의 개념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여자에 따라서는 너무 큰 기대를 걸고 참여하기도 합니다. 우울증을 고칠 수 있는 여행과 같이 특정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여행이라는 기대가 있기도 합니다. 정신적인 문제 뿐 아니라 신체적인 질환이나 증상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올 수도 있습니다. 힐링의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질환이나 증상이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암극복 캠프나 우울증 극복 트레킹 등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집단이 다르게 되는 경우에는 다른 집단에서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참여하는 목적과 함께 여행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힐링 여행을 선택해야 합니다. 2. 참여자에 따라 체력이나 정신력의 차이를 극복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트레킹의 경우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각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킹을 다녀오면 어떤 사람은 너무 쉽다고 이야기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너무 어렵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히말라야나 산티아고와 같은 코스는 이미 정해져 있고 사람들 마다 아예 각오를 하고 오기 때문에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지만 생소한 곳의 트레킹은 참여자의 생각 편차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 코스가 아닌 경우에는 왕복코스나 중간에 빠질 수 있는 코스를 두어 중도 포기자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합니다. 3. 힐링 여행에서 중요한 것이 가장 좋은 곳에서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고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충분히 느끼게 하고 결국 이것이 기억 속에 남아 자산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 도중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너무 좋은 곳이기는 하지만, 다음의 일정 때문에 휙 지나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잠시 머무르고 때로는 그곳에서 차 한잔을 하고 도시락을 먹고 혹은 명상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합니다. 너무 멋진 곳을 만났지만 그곳에서 머물기에는 점심 식사 시간에 쫓겨 잠시 머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4. 야간 시간을 보내는 문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실 야간은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흥미를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야간 시간은 위험이 따르기도 하고 술에 대한 유혹이 있기도 하고 또 다음날의 일정을 고려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야간 시간은 도리어 집중을 잘 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간에 힐링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다른 사람이 느끼는 힐링에 대하여 들어봄으로써 자신의 힐링 파워를 증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 초반에 참여 동기에 대하여 공유하는 것과 여행 막바지에 감동을 공감하는 작업은 여행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여행에 힐링을 더하는 힐링 여행. 참 매력적인 여행입니다.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에게 애정을 듬뿍 주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힐링 에너지를 나눠주고 또 받고. 이런 힐링 여행을 해 보세요.
    Premium Chosun ☜       김종우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 aromaq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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