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火 클리닉

11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힐링 여행은 이렇게

浮萍草 2014. 7. 3. 08:55
    3.4년 전 모 방송국으로부터 '용서'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자문 요청을 받았었습니다. 
    오랜기간 동안 한과 분노에 쌓여있는 원수 같은 사람이 1주일 정도의 동반 여행을 하면서 화를 풀고 화해와 용서를 해 나가는 과정을 담는 기획이었습니다. 
    화병클리닉에서 화를 다루고 있던 저에게 이러한 1주일간의 여행이 용서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자문을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러한 요구에 간단하게“어렵다”라고 하면서 자문을 포기하였습니다. 
    화를 풀어가는 것 그리고 용서로 이어지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고 쉽지 않다는 것이 저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미래를 보는 눈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요즘 저는 힐링을 모토로 하는 여행을 기획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힐링여행을 다니며 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더라면 그 때의 용서 프로젝트에 적극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힐링여행으로 이름 붙은 여행의 참여자로 몇 차례 다녀왔습니다. 
    또 산림 치유 프로그램 같은 것을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한의사 입장에서 병원 장면에서의 치료가 아닌 이렇게 자연에서의 치유 과정을 보면서, 힐링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 주제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 기간 동안 산림치유단지 혹은 자연에 있는 동안 어떤 목적과 마음을 가지고, 또 어떤 활동을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힐링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여행 기간 동안 힐링을 얻어 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힐링이라는 것은 치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치유는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자연복원력과 자기회복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질병으로부터 벗어나고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럴 때 자연이 주는 힘 혹은 에너지를 충분히 받아들이는 작업이 포함됩니다. 
    자연 속에서 계속해서 걸으면서 용서의 ‘힘’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바로 이 ‘힘’이 분노와 화에 대한 치유의 힘이 되는 것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마음 속 앙금을 가진 채로 살아온 사람들은 실상 같이 살고 있으면서도 대화가 없는 것 입니다. 그저 상대방에게 요구와 원망만을 드러낼 뿐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지 않고 그저 다 안다고만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면서 어쩔 수 없이 의논을 해야 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고 그리고 같이 동행 하면서 상대방의 호흡을 맞추고 또 상대방의 컨디션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조금씩 공감을 하게 됩니다. 더구나 여행 중에 멋진 광경을 보거나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과거에 가졌던 좋았던 기억이 활성화 되면서'우리에게도 저런 적이 있지' 하면서 용서를 위한 자원을 찾게 됩니다. 때로 힘든 일이 닥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서로 협력을 해야 하고 그런 가운데 합쳐 만든 힘이 각자의 힘보다 큼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런 여정을 지속하면서 과거의 억울함과 분함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지혜를 만들어 냅니다. 힐링의 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용서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 자연 속에서 동반하여 걷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그런 힘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힐링여행은 용서라는 하나의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힐링이 가지고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 나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자신에게 치유의 힘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또 그런 상태를 몸과 마음에 기억하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힐링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 봅니다. 또 그 최적의 상태를 기억에 담음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면서의 자원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작업을 누군가와 같이 한다면 그 상대방과의 사이에서 치유의 힘이 생겨 화해와 용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ㆍ힐링여행에서 다루는 내용들입니다.
    여행의 도중 실컷 몸을 운동시키는 것입니다. 트레킹을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걷는 과정을 하게 되면 자신의 몸이 반응하여 자신을 깨우게 됩니다. 첫날 둘째 날은 조금 힘들겠지만, 사흘 정도의 날이 되면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면서 자신에게 힘이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것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리듬 활동입니다. 여행 도중 감각 기능을 모두 깨우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실컷 보고, 듣고, 맡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동안 특정 감각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그동안 활성화시키지 않았던 감각을 모두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감각이 활성화되면 자연으로부터 더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음식이라고 하여도 맛있게 먹었을 때의 효능이 더 큰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과 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각이 살아있음을 확인합니다. 이제 비로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무장을 해제하고 하고 싶었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때로는 처음 보는 옆 사람에게 자신의 속 깊은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갇혀 있던 자신의 멍에가 밖으로 나와 소통을 하는 것입니다. 사람과 교류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힐링과 치유의 상태를 몸과 마음으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잠시 머물러 있으면서 자연이 준, 옆 사람이 준 치유의 힘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제 여행과 휴가의 시절이 다가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자신과 바로 옆 사람을 위해 힐링여행을 떠나봅니다. 때로는 도전이 될 수도 있고, 때론 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행을 하면서 충분히 느끼고 받아들여서 나의 것으로 만들어서 힐링의 자연 치유력을 맘껏 담아오길 바랍니다.
    Premium Chosun Vol ☜       김종우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 aromaq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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